오는 31일 KT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박윤영 신임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한다. 김영섭 전 사장 체제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해킹과 은폐, 부실한 보안 관리, 이사회 이권 카르텔, 검찰·정치권 낙하산 인사, 방향 없는 AI 전략, 강압적 구조조정과 직원 괴롭힘, 그리고 묵은 노사야합의 관행. 이것이 박윤영 신임 대표가 취임 첫날부터 맞닥뜨려야 할 KT의 민낯이다.
우리는 박윤영 대표이사 체제의 출범을 계기로, 새 경영진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를 아래와 같이 밝히며 그 실천을 강력히 촉구한다.
— 첫째, 이사회 지배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짜라
사외이사 무한 셀프 연임, 무자격 이사 방치, 인사청탁과 계약청탁 의혹, 이해충돌 묵인 등 KT 이사회는 스스로를 감시하는 기능을 포기한 카르텔의 온상이 되어버렸고, 그 결과 KT의 신뢰와 기업 이미지는 바닥을 쳤다. 이사회 개혁 없이 KT 정상화는 없다.
박윤영 사장은 대표이사로서 이사회 개혁의 전면에 서야 한다. 이사 상호 간의 실질적 견제를 위해 감사위원회에 노동계·시민사회(소비자단체) 추천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포함시키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의 구조적 이해충돌을 근절하는 강도 높은 거버넌스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이사회 스스로가 이사를 뽑는 구조를 깨지 않는 한, 카르텔은 형태만 바꿔 반복될 것이다.
— 둘째, 해킹·은폐 사태를 수습하고, 보안 체계를 전면 재구축하라
KT 해킹과 그 은폐는 단순한 보안 사고가 아니다. 국가기간통신사로서 KT가 스스로에게 부과해야 할 최소한의 내부통제마저 무너져 있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낸 사건이다. 이로 인한 가입자 이탈과 막대한 과징금 등의 피해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박윤영 대표는 사태 수습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보안 체계를 처음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땜질식 대응이 아니라 설계 자체를 다시 해야 한다. 동시에, 해킹 은폐를 주도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전임 경영진과 관련자에 대해서는 구상권 청구 등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추궁해야 한다. 대법원이 KT 쪼개기 후원 사태에서 전임 경영진의 주주 손해 책임을 명백히 인정한 판결은, 이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다. 전임 경영진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적 대책을 마련하라.
— 셋째, KT 정상화를 위한 인적 청산과 내부 적폐 감사를 단행하라
김영섭 사장 재임 기간 동안 KT와 그룹사 곳곳에 내려꽂힌 검찰·정치권 낙하산 인사들에 대한 인적 청산이 반드시 이뤄 져야 한다. KT는 어느 정권의 전리품도 아니고, 낙하산 인사들의 자리 챙기기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임 경영진의 불투명한 MS 계약 논란, 강압적 구조조정, 직원 괴롭힘 실태에 대해서는 독립 기관을 통한 객관적인 진상 조사를 실시하고, 확인된 책임자에 대해서는 징계 및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아울러 KT의 묵은 노사야합의 관행은 이제 완전히 청산되어야 한다. 경영진의 편의를 위해 노동자의 권리를 거래하는 구조는 건강한 노사관계도, 건강한 회사도 만들 수 없다. 박윤영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노사관계 정상화를 선언하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를 증명해야 한다.
— 넷째, 통신 경쟁력 회복과 AI 전략의 재정립으로 KT의 미래를 열어라
해킹 사태의 여파로 가입자가 대거 이탈하고 통신 사업 경쟁력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 중장기적 목표 없이 버티는 것은 곧 퇴보다. 박윤영 대표는 통신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 로드맵을 조속히 수립하고, 잃어버린 가입자를 되찾아 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영섭 체제에서 방향을 잃은 AI 전략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 KT가 보유한 회선 인프라와 IT 사업 역량을 시너지로 연결하는 그룹 차원의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공허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성장으로 주주와 구성원 앞에 그 성과를 보여야 한다.
우리는 박윤영 신임 대표이사가 위의 과제들을 회피하거나 뒤로 미루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KT를 둘러싼 적폐는 특정 사장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견제 없는 구조가 만들어낸 누적된 결과다. 그 구조를 바꾸는 것이 박윤영호의 첫 번째 임무다.
동시에, KT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에 강력히 요구한다. 국민연금은 이사회 개혁과 전임 경영진 책임 추궁에 대해 책임감 있는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위탁받은 기관으로서, 더 이상 침묵과 기권으로 KT의 부실 경영을 방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KT가 정권의 하청기관도, 낙하산들의 잔칫상도 아닌,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는 끝까지 감시하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2026년 3월 29일
전국민중행동, 민생경제연구소, 서민중산층경제연대, KT민주동지회,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의회, KT새노동조합(KT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