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6개월에 걸친 갈등 끝에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협상 테이블이 접히고 다시 열리기를 반복하는 동안, 이 사태는 단순한 노사분규를 넘어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됐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노동3권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연대와 책임이라는 아주 중요한 원리가 작동한다”며 “오로지 개인 몇몇 사람의 이익만을 위해 집단적으로 무언가를 관철해 내는 무력을 준 것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현직 대통령이 공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노동권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아니라, 요구의 수준과 방식이 사회적 공감대를 잃었다는 신호였다.
우리는 이 사태에서 냉정한 교훈 하나를 확인한다.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이익 극대화에만 집중할 때, 결국 사회로부터 고립된다. 주목할 것은 이번 극적 타결 과정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직접 중재를 거치며, 성과급 협상을 넘어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문제와 하청·협력사 상생방안까지 삼성이 내놓아야 할 과제로 공론화됐다는 점이다. 임금 교섭이 노조 이기주의 논란으로 번지는 동안, 정작 더 넓은 의제들이 정부 중재의 조건으로 등장한 것이다. 조합원만 바라보는 노조는 사회에서 고립되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노조는 협상 테이블의 의제 자체를 바꿀 수 있다.
KT 또한 기간통신망 사업자로서 사회적 책임이 막중한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급망으로 국가경제와 연결돼 있다면, KT는 통신망을 통해 국민의 일상과 직접 연결돼 있다. 재난통신, 공공인프라, 금융망 등 KT의 망이 흔들리면 사회 전체가 흔들린다. 사회적 책임의 밀도로 따지면 오히려 더 무겁다.
KT새노조는 출범 이후 조합원의 권익 향상을 요구하는 동시에, 통신공공성 확보와 계열사·하청업체 노동조건 개선을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이번 삼성전자 사태에서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선 배경에는 수 조 원대 국가경제 영향 우려가 있었다. 기업 경영에서 ESG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된 것처럼, 노동조합 또한 ‘사회적 기여’를 핵심 가치로 세워야 하는 시대가 됐음을 이 사태는 분명히 보여준다.
KT새노조는 앞으로도 통신공공성과 열악한 계열사·하청업체의 노동조건 향상을 위해 연대하고, 원청 KT에 이를 요구하는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조합원만의 노조가 아니라 사회와 함께 서는 노조의 길이기 때문이다.
2026년 5월 27일
KT새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