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알뜰폰 사업 300억 적자…SK텔링크·미디어로그는?
최보람 기자 2016.12.05 08:29:46
KT(회장 황창규)의 알뜰폰(MVNO) 자회사 KT엠모바일이 300억 원에 가까운 누적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입자 유치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LTE 이용자 확대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KT엠모바일은 올해 1~3분기 동안 803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293억 원의 누적 순손실을 냈다. 이 회사는 작년 6월 KT 자회사 KTis가 담당하던 알뜰폰 사업을 분리한 법인이다.
같은 기간 SK텔레콤(대표 장동현)의 알뜰폰 사업을 담당하는 SK텔링크는 543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만 이는 SK텔링크의 캐시카우 사업인 국제전화 실적이 포함된 것이다. SK텔링크는 실적 공시에 알뜰폰 부문을 분리공시하지 않는다. 업계서는 SK텔링크가 알뜰폰 사업에서는 소폭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도 알뜰폰 사업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진 못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올 1~3분기 동안 7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작년 같은 기간(순손실 142억 원)대비 흑자 전환했다.
KT엠모바일의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있는 이유는 작년 사업을 시작한 후발주자인 상황이어서 가입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해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KT엠모바일은 올해 8월 KT로부터 1000억 원을 출자받는 등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다. 올 9월 말 현재 가입자는 46만 명 수준이다. 특히 이 회사는 가입자당매출(ARPU)가 높은 LTE 가입자 유치에 한창인데 업계에 따르면 LTE 단말기는 출고가가 피처폰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재고확보 부담과 고객 유치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KT엠모바일 가입자가 SK텔링크(77만 여명)에 비해 적은데 알뜰폰 사업은 가입자가 많아져야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일단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가입자 모으기에 집중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손실이 나고 있는 것은 마케팅뿐만 아니라 후발주자로서 기반 투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KT엠모바일을 포함한 이통 3사 알뜰폰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모회사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알뜰폰 회사들은 별정통신사업자들로 이통 3사의 무선망을 빌려 쓰고 통상적으로 알뜰폰 원가의 30~40% 수준으로 망 도매대가를 지급한다. 이통사의 알뜰폰 자회사들은 모회사의 망을 빌리고 모 회사에 망 임대료를 주는 구조다 보니 알뜰폰 자회사 실적부진이 모회사에게 별 부담을 안 준다는 것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소유한 알뜰폰 업체는 당장의 실적에 개의치 않고 모회사의 자금력을 앞세워 가입자를 유치하기 때문에 일반 알뜰폰 사업자들과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감독당국이 모회사가 알뜰폰 자회사에 자금을 수혈할 시 이를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치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