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인력 줄여 얻은 흑자에 연임 ‘흔들’…웃지 못하는 황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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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사실상 대규모 인력 감축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커 성장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수입보다는 지출을 줄여 양호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기업 성장성 대표 지표인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까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력사업인 무선 사업이 부진한 상태인 데다가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경쟁사와 달리 유선사업이 돈먹는 하마로 전락한 것이 주 원인이다. 문제는 KT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황창규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기가인터넷’ 역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다 올해 임기 마지막해로 연임이 불투명한 황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시장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별도 회계기준)의 매출액증가율은 2013년 -4.91%, 2014년 -2.79%, 2015년 -2.83%로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판매관리비 증가율은 같은 기간 -1.0%, 3.0%, -11.4%까지 크게 낮췄다. 매출이 줄어들자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등을 최대한 줄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 CEO출신인 황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한 이후 KT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실적을 가장 빠르고 쉽게 개선시킬 수 있는 인건비를 줄이자는 것이 황 회장의 첫번째 전략이었다. 그는 취임 이후 3개월 만에 8000명이 넘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1조 500억원 규모의 명예퇴직금이 발생하면서 2014년말 71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5년말에는 86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빛 바랜 흑자전환이었다. 전년도 희망퇴직의 반등효과와 더불어 판관비를 대폭 줄인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판관비는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등을 말한다. 2013년말 -1.0%였던 판관비 증가율은 2014년 명예퇴직금 영향으로 3.0%까지 올랐다가 2015년말 -11.4%까지 뚝 떨어진다. 올 6월말 기준 판관비 증가율은 -0.5%로 계속 비용을 줄이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게 감소한 건 인건비다. 2013년말 2조5570억원이던 인건비는 2014년말 3조1249억원(명예퇴직금 제외 2조749억원), 2015년말 1조9363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기록한 1조원 영업이익에는 주요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비씨카드·KT에스테이트 등의 실적이 반영됐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2015년 97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비씨카드는 같은기간 2694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자회사들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1/3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말까지 자회사들만 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가져다줄것으로 전망했다.
계열사를 포함한 KT그룹의 영업이익은 2014년말 4066억원 손실에서 2015년말 1조292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 1조클럽에 진입한 듯하다. 그러나 KT별도로 살펴보면 2013년보다 약 6000억원 줄인 인건비 덕분에 흑자를 낼 수 있었다.
시장은 KT가 더 이상 유·무선이 아닌 인터넷시장에서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후 휴대폰 가입자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다. 통신3사가 가입자 쟁탈전을 벌이면서 쏟아낸 보조금과 마케팅 비용은 줄일 수 있게 됐지만 이와 더불어 매출액도 쪼그라들었다. 유선사업 매출도 유선전화 매출 감소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 3분기 유선부문 수익은 1255억원으로 전년대비 2.3% 줄었다. 이 중 유선전화와 전용통신 모두 전년대비 11.5%, 4.7% 줄었으나 초고속인터넷만 11.4% 늘었다. KT는 집전화 감소로 인한 적자를 ‘기가 인터넷’이 방어해주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3분기 기준 초고속인터넷가입자 중 기가인터넷 비율은 24.1%수준으로 기가인터넷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으로 수익을 내기에는 적은 규모다.
그러나 황 회장은 여전히 기가인터넷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기준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200만명이 넘었다. 신규와 전환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로 10개월동안 100만명이 신규로 가입하거나 초고속인터넷에서 기가인터넷으로 갈아탔다.
하나금융투자는 KT의 초고속인터넷 ARPU가 2015년에 1만7000~1만8000원, 2016년에는 1만9000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KT의 올 3분기 무선 ARPU는 3만6298원이지만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KT의 유선분야 실적 견인에 기가인터넷의 가입자 비중과 VOD 매출 증가도 있지만 초고속인터넷과 IPTV의 ARPU 증가가 더욱 크다고 보는 이유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KT의 흑자에는 인건비 절감 효과와 함께 전반적인 비용 절감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매출은 늘고 있지만 단통법 이후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도 줄고, 매출액은 더 줄어들었다”며 “무선보다 초고속 인터넷과 IPTV 등 유선분야의 성장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KT의 매출이 약 2%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 매출성장은 2.7%, 내후년 2.4%로 낮은 숫자의 선전”이라고 전망했다.
비용 절감으로 이뤄낸 KT의 실적 호조가 대규모 명예퇴직과 투자 감소 때문이라는 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적 호조를 가장 큰 이유로 연임 가능성을 내비친 황 회장의 행보도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이 KT에 온 이후로 실적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통신산업이 정체인데 반해 유선부문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예퇴직으로 인건비가 들어간 것은 맞다”며 “대표적으로 인건비뿐 아니라 네트워크나 전기료 등 비용절감 프로세스를 하고 있는 것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One Comment on “[마켓파워]인력 줄여 얻은 흑자에 연임 ‘흔들’…웃지 못하는 황창규 – 아시아투데이”
황회장님..급여도 성과급으로 얼마든지 조정가능한 연 65만원 인상으로 얻은 경영실적으로 연임할려구? Choi gate 건으로 당신의 연임은 Out 입니다. .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