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한국 내부 고발자, ‘조직 쓴맛’ 각오해야” – 오마이뉴스

KT 이해관씨 등 내부 고발자 보복 문제 집중 조명, “부패 방지 걸림돌”

김시연(staright) 기자
<뉴욕타임스>는 KT 이해관씨를 비롯한 한국의 내부 고발자들이 겪는 고통을 다뤘다. ⓒ 구영식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한국에 쏠린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한국 사회에서 고통받는 내부 고발자(공익제보자) 문제를 다뤄 눈길을 끈다.

<뉴욕타임스>는 7일(현지시각) ‘한국의 내부 고발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말한다(South Korea’s Whistle-Blowers Sound Off at Their Own Risk)’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내부 고발자 보복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내부 고발 뒤 해고당한 KT 공익제보자 사례 다뤄

4년 전 회사 내부 비리를 고발했다 해고당한 뒤 대법원에서 복직 판결을 받은 이해관 전 KT 새노조 위원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씨는 지난 2012년 4월 당시 KT가 제주 7대 자연경관 전화 투표를 진행하면서 국내전화를 국제전화로 속여 부당 요금을 거뒀다고 고발했다. KT는 그해 12월 이씨를 해고했지만, 국가권익위원회와 법원이 내부 고발자에 대한 부당해고라고 판단해 지난 2월 복직했다.(관련기사: [이해관 인터뷰] “송곳은 내 운명, KT 바꾸는 ‘모범사원’될 것”)

<뉴욕타임스>는 “이씨는 회사를 고발한 대가로 지난 4년 동안 정직과 전근, 감봉, 해고 등을 감수해야 했다”면서 “이는 한국에서 부패를 없애려는 광범위한 노력에도, 내부 경영진이나 간부에게서 내부 문제를 끄집어내는 게 왜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해관씨조차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나는 다시 그 일(내부고발)을 하겠지만 똑같은 상황에서 내 자녀나 친구들에게 나처럼 하라고 부추기진 못할 것”이라면서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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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12월 31일 KT에서 해고된 지 3년만에 복직 판결을 받은 이해관 통신공공성포럼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28일 공익제보자인 이해관 대표를 복직시키라는 국가권익위원회 보호 조치가 정당하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 김시연

<뉴욕타임스>는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등 한국 사회의 부정부패 방지 움직임에 주목했다. 최근 한국 국민들은 검사와 판사가 연루된 부정부패 스캔들을 계기로 고위 공직자를 조사하는 독립기관 설치를 요구하는 등 지도자와 대기업에 높은 도덕 수준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노력이 힘을 얻으려면 내부 고발이 더 활성화돼야 하는데, 정작 내부 고발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정부 관료나 대기업 임원들 태도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992년 군 부재자 부정투표를 고발했다 이등병으로 강등당한 이지문 중위, 삼성 비자금 문제를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 사례 등을 들어 한국의 내부 고발자들이 이른바 ‘조직의 쓴맛'(‘the bitter taste of organization’)을 각오해야 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해관씨는 8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지난 8월 한국의 부정부패와 내부 고발자 문제를 다루겠다는 <뉴욕타임스> 연락을 받고 취재에 응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기자가 한국에서 내부 고발자가 회사에서 보복을 당하고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하는 현실을 이상하게 보고 있어 오히려 놀랐다”면서 “이런 문제가 글로벌 이슈가 될 만큼 한국 사회가 밖에서 그렇게 비쳐지고 있구나, 우리가 얼마나 뒤처졌는지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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