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KT 알뜰폰(MVNO) 자회사 ‘KT엠모바일’이 올 상반기 가입자를 2배 늘리고도 적자가 더 늘어나는 ‘헛장사’를 했다.
올 상반기 KT엠모바일은 20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70억원보다 적자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510억원으로 전년동기 45억원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23일 KT엠모바일 관계자는 “지난해 계열사인 KTIS로부터 알뜰폰 사업을 이관받은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하면서 적자폭이 다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KT엠모바일은 지난해 6월 KTIS의 알뜰폰 사업을 이관받았다. 동시에 KT가 그룹 차원에서 1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대대적인 지원을 했다. 이에 힘입어 KT엠모바일은 지난해말 30만명 수준이던 가입자를 올 7월말 40만명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KT엠모바일은 후발주자 한계를 극복하고 가입자를 늘릴 목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영업손실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KT엠모바일은 음성 50분에 데이터 350메가바이트(MB)를 기본 제공하는 ‘M LTE24’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갤럭시S7을 구입할 경우 37만4900원을 지원한다. 다른 알뜰폰업체와 비교하면 지원금 규모가 훨씬 높다. 시판하는 19종의 롱텀에볼루션(LTE) 단말기 가운데 삼성전자 갤럭시S7, 갤럭시S7 엣지 등 최신기종도 포함돼 있다. 그만큼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의 ‘세븐모바일’ 경우, 음성 30분에 데이터 650MB을 제공하는 ‘LTE24’ 요금제 기준으로 갤럭시S7에 지원금 16만2000원을 제공하고 있다. KT엠모바일이 2배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셈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 특성상 KT엠모바일이 비슷한 요금제 수준이라 하더라도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끌어오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엠모바일은 “알뜰폰 사업 특성상 단기간에 흑자를 내기란 쉽지 않다”면서 “경쟁상황도 치열한 데다 후발주자임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