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0원만 더 내고 편하게 쓰세요” 고가 요금제 판매 마케팅
28일 본지 확인 결과, 올 4월 기준 국내 LTE 스마트폰 이용자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4.5GB를 돌파했으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와 알뜰폰 사업자 요금제에는 4GB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는 요금제가 없다.
데이터중심 요금제는 통화와 문자에 대한 별도 과금 없이 데이터량에 따라 금액을 달리한 요금제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인터넷으로 메시지 송수신 및 통화하는 등 데이터 수요가 증가하자 지난해 5월부터 이통 3사가 데이터중심 요금제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영화 및 드라마를 시청하는 등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자, 데이터중심 요금제 가입자는 매월 100만명씩 증가, 올해 17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이통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증가에도 영향을 미쳐 이에 이통 3사에 이어 알뜰폰 업체 역시 데이터중심 요금제를 내놨다.
이통 3사의 LTE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보면, 부가세를 제외하고 월 2만9900원에 데이터 300MB(메가바이트)를 기본 제공하는 요금제부터 월 10만원에 데이터 30GB 등 여러 요금제가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소모량인 4.5GB를 고려한 4~5GB를 기본 제공하는 요금제는 없다.
SK텔레콤은 △band데이터29 △band데이터36 △band데이터42 △band데이터47 △band데이터51 △band데이터59 △band데이터69 △band데이터80 △band데이터100 요금제에서 각각 △300MB △1.2GB △2.2GB △3.5GB △6.5GB △11GB △16GB △20GB △35GB를 기본 제공 중이다.
‘band데이터29 요금제’부터 ‘band데이터47 요금제’까지 기본 데이터량이 약 1GB씩 증가하는 등 비교적 완만한 격차를 보이나 ‘band데이터47 요금제’와 바로 다음 요금제인 ‘band데이터51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3GB 차이가 난다. 즉 4~5GB 대 요금제가 없는 것.
월평균 4GB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고객은 월 데이터 제공량이 3.5GB인 ‘band데이터47 요금제’를 사용하며 데이터 소모량을 줄이든, 월 데이터 제공량이 6.5GB인 ‘band데이터51 요금제’를 사용해 데이터를 남겨야 하는 상황이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4~5GB 대 데이터를 기본으로 설정하지 않은 요금 체계를 운영 중이다.
KT는 ‘데이터선택499 요금제’에서 데이터를 3GB, 바로 윗 단계 요금제인 ‘데이터선택599 요금제’에서는 데이터를 6GB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46.9 요금제’에서 데이터 3.6GB, 다음 요금제인 ‘데이터50.9 요금제’은 6.6GB다.
이에 대해 이통사 관계자는 “3GB를 제공하는 요금제와 6GB를 제공하는 요금제의 월정액 차이가 몇 천원으로, 그 사이 요금제를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다”며 “고객 이용 적합성을 고려해 설계된 요금제”라고 응대했다.
이통 3사뿐 아니라 대다수 알뜰폰 업체 요금제도 이 같은 방식을 따르고 있다. CJ헬로모바일은 기본제공 데이터량이 2GB인 ‘더 착한 데이터 369 요금제’ 다음 요금제로 기본제공 데이터량이 6GB인 ‘더 착한 데이터 459 요금제’를 제시했다.
이지모바일은 기본 제공 데이터량이 2GB인 ‘EG LTE데이터 2G 299 요금제’ 바로 다음 요금제는 기본 제공 데이터량이 10GB인 ‘EG LTE데이터 2G 449’ 요금제인 만큼 이용자 사용 패턴에 맞지 않더라도 ‘데이터 부족’ 혹은 ‘데이터 과다’ 요금제를 택해야 한다.
이에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형적인 상위 요금제 판매 마케팅에 적용될 수 있는 요금체계”라며 “판매 현장에서 5000원가량만 추가하면 데이터를 편히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고객을 상위 요금제에 가입시키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 5000원 추가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추가금액은 더 커진다”며 “4~5GB를 기준으로 하는 요금제가 생기면, 이용자는 보다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이화 기자 hih@newspri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