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 휴대폰요금 ‘호갱’ 탈피 5계명

“당장 114로 전화하세요. 다음달 요금 홀쭉해집니다”
이통사 지점·직영점서도 적정 요금제 확인 가능

“당장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상담원한테 현재 가입한 요금제가 적정한지 살펴달라고 하세요. 스마트폰에서 114번으로 걸면 됩니다.”

 
한 이동통신사 임원이 ‘특별히’ 알려주는 ‘호갱’(호구 고객이란 뜻) 신세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잘하면 월 통신요금을 적게는 몇천원에서 많게는 몇만원까지 줄일 수 있단다. 20일 나온 대신증권의 통신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838만명 중 절반가량이 기본 제공 데이터를 절반도 쓰지 않으면서 다달이 5만9천원 이상 비싼 요금을 꼬박꼬박 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자 나온 말이다. 다달이 2만9천원 이상을 내는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 중에도 이용량보다 비싼 요금제에 가입한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처지의 가입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해결해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 추진에 소극적이다.
 
스스로 호갱 처지에서 벗어나는 손쉬운 방법은 이통사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최근 몇달치 음성통화·데이터·문자메시지 이용량을 살펴 현재 가입한 요금제가 적정한지를 점검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실제 이용량보다 비싼 요금제에 가입돼 있다면 적정 요금제를 추천받은 뒤 바꿔달라고 하면 된다. 선택약정할인(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 대상인데 신청하지 않아 요금 할인을 못 받고 있는 건 아닌지, 약정기간이 끝났는데 재약정하지 않아 할인을 못 받고 있지는 않는지도 점검할 수 있다. 통화 내용이 녹음되기 때문에 거짓 안내를 받을 가능성은 적다.
 
이통사 지점이나 직영점을 방문해 해결할 수도 있다. 휴대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요금제 ‘피팅’을 받을 때는 일반 대리점이나 유통점보다 지점이나 직영점을 방문하는 게 좋고, 특히 가입 대리점이나 유통점은 피하라”고 권했다.
 
시민·소비자단체들은 “정치권과 정부가 나서서 호갱을 양산하는 구조가 개선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용량보다 비싼 요금제 가입은 이통사와 대리점들의 수익 극대화 마케팅 탓에 발생한다. 이통사들은 가입자를 유치한 대리점에 수수료를 주는데, 고액 요금제일수록 많이 준다. 통신요금 일부(7% 안팎)가 대리점 수입으로 잡히는 것도 고액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게 만든다. 한 이통사 유통점 대표는 “고객들은 갑자기 음성통화나 데이터를 많이 써 기본 제공량을 넘기면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으니 안전하게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라거나 고액 요금제에 가입하면 단말기 지원금을 많이 받는다고 하는 말에 대부분 넘어간다”고 말했다.
 
시민·소비자단체들은 이를 사기 판매에 가깝다고 규정하며 적정 요금제를 추천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호갱 논란이 일 때마다 이통사들은 ‘일부 유통점 짓’으로 책임을 돌리는데, 사실이라면 요금청구서를 통해 적정 요금제를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난색을 표한다. 케이티의 한 임원은 “이동통신 가입자 전체가 이용량에 맞춰 요금제를 선택한다고 가정하면 이통 3사 매출이 연간 3조~4조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가 자발적으로 이를 시행하면 주주들에 대한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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