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은 1달 27GB 쓰지만, 나머지는 5GB도 안 써
데이터무제한 가입자 이통사엔 잠재적 위험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 838만명 가운데 절반은 요금제보다 현저하게 적은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데이터 소비 패턴과 소비량을 꼼꼼하게 분석하면 요금제 변경으로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재 4세대 이동통신 LTE 가입자는 4천293만명이며, 이 중 20%인 838만명은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다.
무제한 요금제는 ‘band 데이터'(SK텔레콤), ‘데이터 선택'(KT), ‘데이터'(LG유플러스) 등의 이름을 붙여 이통사들이 내놓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운데 5만9천원(VAT 불포함) 이상의 상품을 말한다.
이 상품들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LTE 데이터를 소진해도 느린 속도로 인터넷을 계속 사용할 수 있어 무제한 요금제로 불린다.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를 분석하면 LTE 가입자 1인의 한 달 평균 데이터 소비량은 4.3GB이며, 무제한 가입자의 소비량은 15.6GB다.
LTE 가입 상위 1% 다량이용자(헤비유저)의 트래픽은 77.0GB(1인당)이며, 상위 5%는 39.0GB, 상위 10%는 26.7GB다. 10∼20% 구간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4.4GB이다.
상위 20% 이용자 860만명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무제한 요금제는 이통 3사가 거의 비슷하게 내놓고 있는데, 기본료는 5만9천원, 6만9천원, 8만원, 10만원으로 구분되고, 각각의 데이터 기본 제공량은 11GB, 16GB, 20GB, 35GB가량이다.
기본 데이터가 최소 11GB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위 10% 이용자는 데이터 소진율이 100% 훨씬 넘지만, 10∼20% 이용자는 소진율이 40%로 뚝 떨어진다.
즉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 838만명 가운데 400만명 가량은 비싼 무제한 요금제를 쓸 필요가 크지 않고, 요금제를 한 단계 낮추면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용자들이 ‘요금 폭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를 선호한다고 보고 있다.
동영상·방송 시청, 게임, 음원 스트리밍이 늘어나면서 나도 모르게 데이터 요금이 과도하게 청구될 가능성을 걱정한다는 것이다.
또 새로 스마트폰을 장만하면서 공시지원금을 많이 받기 위해 고가의 요금제를 선택한 후 요금제 변경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통사 관계자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무조건 선택하기보다는 데이터 충전, 음악 스트리밍, 모바일 TV, 영화 콘텐츠, 포털 이용 등에 특화된 데이터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무제한 가입자가 데이터 사용량에 맞춰 요금제를 하향 조정할 경우 1인당 평균매출(ARPU)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사용량의 증가는 이통사의 ARPU 전망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LTE 무제한 가입자는 잠재적인 리스크로 볼 수 있다”며 “합리적인 소비 행태가 확산하면 무선 부문 ARPU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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