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KT의 알뜰폰 판매 자회사 KT엠모바일은 올 1분기 105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도 순손실액이 40억 원이었으며, SK텔링크의 경우 127억 원의 분기 순이익을 거뒀지만 알뜰폰 사업부문은 적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작년 6월 KT 자회사 KTis가 담당하던 알뜰폰 사업을 분리한 법인인 KT엠모바일의 경우 1개 분기 만에 100억 원대 손실을 내 눈길을 끈다. KT엠모바일이 단기에 큰 손해를 보게 된 주요 요인은 타 알뜰폰 사업자들과 달리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KT엠모바일은 현재 20종의 단말기를 판매 중인데, 이중 LTE 단말기가 18종(90%)에 이른다. LTE 단말기는 3G에 비해 요금제가 비싸 가입자당 매출(ARPU)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LTE 단말기를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상당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시장의 경우 3G 가입자의 ARPU는 1만5000원, LTE 가입자는 2~3만 원 수준이다.
문제는 알뜰폰 사업자가 LTE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실적 부진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예컨대 A고객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7 32GB모델을 KT엠모바일에서 ‘M 망내 무제한 LTE 45’ 요금제로 24개월 사용키로 약정한 경우 KT엠모바일은 공시지원금 28만2000원, 추가지원금 4만2300원에 매월 1만3000원의 요금할인을 해준다. 가입자 1명을 유치하는 데 63만7200원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A고객이 2년간 KT엠모바일에 납부할 통신 요금은 84만4800원이므로 KT엠모바일의 기대수익은 20만7600원에 그친다. 그나마도 고객이 약정 기간을 모두 이행한 경우에 해당하는 얘기다. 게다가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사들의 망을 빌려 사업을 하기 때문에 LTE 소매요금의 40% 가량을 통신사에 지불해야 한다. 망 임대료까지 고려하면 KT엠모바일이 손에 쥐는 수익은 극히 일부에 그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가 무분별하게 LTE 비중을 높이려고 하다 보니 실적 부진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얘기”라며 “특히 KT엠모바일의 경우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LTE 고객 확보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결과적으로 모회사 KT의 LTE 고객 비중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 아니겠느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이번 적자는 사업초기라는 특수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수익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