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50% 점유율 사수를 외치던 SK텔레콤의 1월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2월보다 0.02%포인트 증가해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하락세를 간신히 반등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MVNO(알뜰폰)를 제외한 순수 MNO(이동통신사)만으로는 여전히 50%대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 사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나가겠다”며 “가능하면 MVNO를 제외한 MNO만으로 50% 이상의 점유율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알뜰폰을 합산한 점유율만이라도 50% 이상을 지켜낸 다음 순수 MNO만으로 50%의 마지노선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신임 황창규 회장 체제 아래서 조직 재정비에 돌입한 KT와 이상철 부회장의 진두지휘아래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LG유플러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가입자 수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지난 27일 SK그룹 최태원 회장에 대한 실형이 확정되면서 오너리스크까지 더해져 오너의 전략적 판단을 요하는 인수합병(M&A)이나 해외사업 수주 등을 추진하는 데 있어 리스크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KT 역시 30%벽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기에 놓였다. KT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2월 30.09%에서 지난 1월 30.06%를 기록, 0.3%포인트가 빠졌다. KT는 최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간 보조금 경쟁에서도 뒤지며 ‘30% 점유율 사수’마저 위태로운 양상이다. 2월 번호이동(25일 기준)을 통한 가입자 증감 성적에서는 SK텔레콤이 1만2528명, LG유플러스가 2만2023명이 증가했으나 KT는 3만4551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나홀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090만5851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지난 12월보다 0.01%포인트 오른 19.89%의 점유율을 기록, 20%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업계에서는 KT가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의 경쟁에서 함께 보조금을 뿌리며 대응하고 있지만 무선통신 시장에서 크게 뒤지는 이유로 영업망이 붕괴됐다는 점을 꼽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도 과거에는 자본력으로 밀어붙이면 경쟁사들이 꼼짝을 못하는 형국이었지만 지금은 이동통신의 막내인 LG까지 맞대응을 하고 있는등 시장 지배력이 많이 사라진 형국이다.
황창규 신임 회장의 경우 이같은 문제를 인식, 지난달 취임당시 조직개편을 하면서 현장중심 경영원칙을 세웠다. 지원조직 인력을 현장으로 재배치해 영업력 강화를 주문한 것. 상무보 승진자 중 현장 근무자 비율을 45%로 지난해 22%에서 두 배 이상 늘리기도 했다. SK텔레콤의 ‘50% 점유율 사수’ 목표와 LG유플러스의 ‘20%대 진입’ 목표 사이에 낀 KT가 치열한 경쟁속에서 30%만큼은 사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통법과 영업정지 등 핵심이슈에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1강 1중 1약에서 1강 2중으로 가는 혁명적 변화가 이뤄질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