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공대위, “이석채 회장 물러나라”
“노동자는 죽고, 주주들은 배불리고”…올해 들어 벌써 5명 사망
성지훈 수습기자 2012.02.22 13:55
이석채 KT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KT새노조와 KT노동인권센터를 비롯해 희망연대노동조합등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모인 ‘죽음의 기업 KT․계열사 노동인권 보장과 통신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2일 오전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이석채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회견문을 통해 이석채 회장의 경영은 “오로지 주주와 정권 그리고 자신과 같은 경영진의 배를 불리기 위해 전체 소비자와 노동자의 이익을 철저히 짓밟은 것이며, 오늘날 지탄의 대상이 되는 1%를 위해 99%를 희생시키는 기업 경영의 전형”이라며 오는 3월 1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석채 회장이 연임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대위는 이석채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이유로 △해외주주 배불리기 경영 △노동인권 탄압 △낙하산 인사의 MB정권 코드경영을 들었다. 실제로 이석채 회장이 KT 회장으로 부임한 2009년, KT의 현금 배당 성향은 순이익의 94.2%로 대부분의 이익이 주주들에게 돌아갔다. 현금 배당 성향이 높아지면 재투자를 위한 사내유보가 적어져 매출대비 설비투자 여력이 감소한다. 참가자들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통신비 인하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주들에게 모든 이익금이 돌아가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이석채 회장의 경영은 국민들뿐 아니라 주주들의 이익에도 반한다고 꼬집었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의 부임 직후 진행된 KTF와의 인수합병 이후 KT의 시가총액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경영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부동산 등의 자산을 매각하고, 2조 7천억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 회사를 부실화하는 이석채 회장은 주주의 입장에서도 연임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노동인권에 대한 문제제기 역시 잇달았다.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 부임 이후 5,992명의 노동자가 명예퇴직하고, 퇴출압박과 업무과중으로 52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올해 들어 두 달 만에 5명이 죽었지만, 사측은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높기 때문’이라 일축하며 KT의 잘못은 없다는 식으로 일관한다.”면서 “이석채 회장은 생명보다 기업이미지를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KT는 퇴직 대상을 정해놓고 집요하게 퇴직을 강요하거나 과도한 업무를 부여해 스스로 퇴직할 것을 종용하는 이른바 ‘C-Player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인력퇴출프로그램을 실행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석채 회장을 비롯한 KT임원들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을 임명하기 위해 사장임명 정관도 고쳤다”는 과거를 꼬집었다. KT의 정관은 경쟁업체의 임원으로 재직하던 인사가 퇴직 후 2년 이내에 자사 임원으로 채용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이석채 회장이 취임하던 2009년 주주총회 당시 관련 정관을 삭제했다. 이석채 회장은 김영삼 정부시절이던 96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다. 이석채 회장뿐 아니라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과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윤종화 전 청와대 행정관도 KT의 임원과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다.
공대위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KT 통신요금 인하와 노동인권 보장, 이석채 회장 연임반대를 위한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주주총회 전까지 각종 방법을 통해 이석채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KT가 국민의 통신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선언하며 이석채 회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KT의 인재경영실 김상효실장은 전 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kt직원 사망율은 직원규모와 고령화 수준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국내사망율(20대~50대)의 1/3수준이며, kt재해율은 국내사업자 재해율의 1/4수준이고, 재해로 인한 사망률도 1/3수준으로 보도 된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