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MHz를 보면 KT 조직문화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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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LTE 등 용도 ‘갈팡질팡’…업계 “소통 없는 조직문화 탓”

 

“이석채 회장의 강력한 카리스마나 지도력이 장점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에는 오히려 해가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 방통위에 와서 KT가 정책 설명을 할 때도 같은 사안이 번복되는 경우가 잦다. 이는 직원들이 이석채 회장에게 직언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실무국 한 관계자가 KT의 의사 결정 구조에서 비롯되는 단점을 지적하며 한 말이다. 공기업적인 문화를 벗지 못한 KT 사내 구조와 강력한 카리스마로 대변되는 이석채 회장의 조합이 KT의 일관성 없는 망 정책 배경에 자리한다는 지적이다.

KT의 이 같은 상황은 900MHz 주파수의 용도 확정 과정을 보면 나타난다. 27일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KT가 지난 7월 25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에게 제출한 두번째 2G 서비스 폐지 신청서에는 900MHz를 활용해 2012년 상반기부터 LTE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명시돼 있다.

통신정책 주무기관인 방통위에 제출한 공식 문서에 명시된 망 구축 계획임에도 불구, 현재 KT는 900MHz 대역에서 LTE 상용화를 위한 망 구축 등의 작업에 돌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상용 시기 역시 확정 짓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LTE를 둘러싼 통신 환경이 빠르게 급변하기 때문에 판단이 변한 것”이라며 “지난 7월 신청서 제출 당시에는 LTE 용으로 2012년 상반기에 망 구축을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이 대역에 대한 투자나 망 사용 시기 등이 미정인 상태”라고 전했다.

KT가 이 대역을 LTE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 최종 확정된 것은 올 8월 주파수 경매 종료 직후 이석채 회장이 기자실을 방문해 이에 관해 언급하면서부터다. 당시 이석채 회장은 “900MHz 대역을 LTE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KT는 900MHz 대역을 할당 받으며 이 대역을 LTE 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지만, 이석채 회장의 해당 발언 전까지 KT는 900MHz 대역 주파수 활용처를 두고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올 7월 이후부터 활용 가능한 900MHz 주파수를 3G 트래픽 흡수 용으로 활용할 것도 고려했었다. 아이폰을 비롯한 외산 스마트폰들은 900MHz 대역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 주파수를 3G 용으로 활용할 경우, 경쟁사인 SK텔레콤(대표 하성민)에게 주파수 부족으로 인해 뒤쳐진 3G 망 경쟁력 회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또, 900MHz 대역이 LTE 용 주파수로 부적합하다는 점도 이 같은 고려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900MHz 주파수를 활용해 LTE 서비스를 개시한 사업자가 세계적으로 드물 뿐만 아니라, 이 대역에서 가용 가능한 주파수가 적다는 특성 때문에 앞으로도 극적인 사업자 증가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KT는 900MHz 대역을 LTE 용으로 확정한 상태지만, 이전까지는 아이폰 등 3G 스마트폰의 트래픽 흡수를 위해 3G 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하는 등 내부 혼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업계 한 관계자는 900MHz를 두고 벌인 이 같은 KT의 행보가 내부 보고 체계 등이 미흡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900MHz 용도 확정 과정에서의 KT의 행보가 “지난해 KT가 자발적으로 900MHz 대역을 선택한 후, 이 대역이 LTE 용으로 활용하기에 부적합하다는 내부 보고를 이석채 회장에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이는 이석채 회장과 KT 임직원과의 의사 소통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기사입력: 2011/12/27 [17:51]  최종편집: ⓒ it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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