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당 사람 잡는 경영 멈춰야 합니다.
– Kt 이사들께 드리는 kt새노조 공개서한
12일 개최되는 kt 이사회
앞에 엄중한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지난 4년 8개월, kt의 경쟁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고, 조직은 분열되어 있으며 직원들의 사기는 최악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KT의 기반인 고객, 전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극에 달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내우외환이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를 빚은 데 대해 가장 큰 책임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이석채 회장에게 있겠지만, kt 이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kt 구성원의 한 축으로서 kt새노조도 kt가 이러한 참담한 상황에 처하게 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책임감을 전제로 우리는 12일에 개최되는 이사회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우리뿐이
아니어서 Kt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주주든, 종업원이든, 소비자든, 시민단체이든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사 분들께 kt 직원들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고 자부해 온 우리
kt새노조의 생각을 밝혀 이사회에서 향후 kt의 명운을 가를 중요 결정을 하는데 일조하고자
이렇게 공개서한을 제출합니다.
먼저 우리는 kt 가 이러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일차적 원인은 “선무당 사람 잡는 식 경영”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통신전문기업인 Kt를 통신문외한인 낙하산 경영진들이 쥐락펴락하면서
회사의 경쟁력은 최악이 되었고, 오히려 통신전문인력들을 홀대하면서 조직적 갈등이 심화되었습니다. 그리고 통신회사로서의 장기적 비전보다는 단기적 실적에 집착하면서 구조조정을 반복하였고, 이 과정에서 매우 반인권적인 인력퇴출프로그램을 가동함으로써 kt의
기업문화를 죽음과도 같은 침묵의 기업문화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본사는 현장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일쑤고, 현장은 본사에서 지시하는 실적을 각종 편법과 허수판매를 통해서라도 달성하기만 하면 그 뿐인 무책임한 경영행태가
반복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겠다며 윤리경영실을 강화해서 이른바 공포경영을 초래했지만 그 결과 오히려 허수판매가 증가하는 결과를 빚었고 급기야 영업이익 급감으로 귀결된
게 이석채 회장 체제 kt의 현실입니다.
kt새노조가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진에게 전달하겠다고 했을 때 놀라우리만큼 많은 제보가 쏟아져 들어와
kt새노조는 마치 동화 속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의
대나무 숲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목소리를 경영진은 들으려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많은 노동자들이 죽음으로서 호소한 이야기 조차 침묵이 되고 만 이 kt의
기업문화가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지금이라도 이사회가 kt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실 것을 호소하며 다음과 같이 차기 CEO 선출과 관련된 kt새노조의
입장을 전하고자 합니다.
첫째, 먼저 이사회에서 정관을 바꾸든 운영의 묘를 살리든 해서 국민기업답게 사회 각계각층의 존경 받는 인사들로 회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될 수 있어야 하며 투명한 공모절차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곧 kt의
경쟁력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둘째, 내부를 화합시키고, 특히
심각한 노동인권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갖춘 CEO를 선출해야 합니다. 정치적 줄대기 혹은 유명세가 아니라
kt와 통신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CEO가 선출되어야 합니다. 이사회가 이러한 기준을 엄격히 지켜서
회장 선출과 관련된 회의에 임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kt는 통신전문 국민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경영되어야
합니다. 주주가치 일변도의 고배당
경영이 아닌 전 국민에게 기업의 성과가 골고루 돌아가는 국민기업으로 kt는 혁신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방향으로 kt가 혁신될 수 있도록 이사회가 방향타를 잡아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2013년 11월 11일
kt새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