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건물 떠나는 미래부, 30년간 ‘이상한 동거’에 마침표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984년 체신부 시절부터 한국전기통신공사(현KT)와 한 건물에 있었다. 그동안 체신부가 정보통신부가 되고(1995년), 다시 방송통신위원회로 바뀌고(2008년), 또다시 미래창조과학부가 될 때까지(2013년) 이름을 3번이나 바꿔 달았다.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잠시 광화문 근처 세안빌딩으로 이사하기도 했으나 30년 세월을 KT와 함께 보냈다. 그 동안 한국전기통신공사도 KT로 이름표를 바꾸고(2001년) 민영화(2002년)도 이뤄졌다.
둘의 동거가 뒷말을 낳은 것은 KT가 민영화되고부터다. 갑을 관계가 명확한 감독기관과 피감기관이 같은 건물에 쓴다는 이유로 잊을 만 하면 특혜 시비가 불거졌다. 이 건물 11층과 지하3층의 4880m²(1476평)을 임대해 썼던 정통부와 방통위가 임차료를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방통위가 출범한 2008년에는 두개층 임차료는 7060만원으로 3.3m²(1평)당 단 4만7800원을 지불했다. 이후 2009년과 2010년에는 8억8680만원, 2011년에는 11억5590만원의 임차료를 냈지만 이도 시세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12,13,14층은 미래부 소유였다.
미래부 관계자는 “체신부 시절부터 이 건물에서 KT와 부대끼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며 “30년 가까이 지냈던 광화문을 떠나려니 섭섭한 마음도 있지만 KT 특혜의혹 같은 말들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돼 홀가분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미래부가 떠나면서 비게 된 11층과 지하3층은 KT가 사용한다. 12,13,14층은 기획재정부 소속이 돼 매각을 할지, 다른 정부기관이 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2층에는 새 정부의 청년특별위원회가 사용할 지 검토 중이다. 만약 기재부가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공개입찰로 매각을 할 경우 KT가 매입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