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KT 주총, 현금 배당 500원 확정…고성과 욕설속에 ‘회장 퇴진’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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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총, 현금 배당 500원 확정…고성과 욕설속에 '회장 퇴진' 재연

 

황창규 KT 회장이 25일 열린 주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신희강 kpen@]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1등 기업이라면서 노동자들 죽이는데 1등입니까?"

KT 주주총회가 소액주주와 노동계의 고성과 욕설 속에 마무리됐다. 소액 주주배당과 사외이사 재선임, 대규모 명예퇴직 등에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회장퇴진 시위'의 악몽이 재연됐다.

KT는 25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4회 주주총회(주총)를 열었다. 이날 주총장 주변에는 지난해 단행된 대규모 구조조정에 항의하는 노동단체의 피켓 시위와 경찰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황창규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KT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703억원으로 흑자로 전환됐다"면서 "이에 올해 배당금은 주당 500원으로 최종 확정했고, 4월 21일경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무제표,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등 안건 대부분이 원안대로 승인됐다.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통해 정관의 목적사업에 ‘정보보안 및 인증서비스 관련업’을 추가했다. 정년 관련 규정을 올해 1월 개정 시행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맞춰 수정했다.

이사 선임 건에서는 총 5명의 이사가 신규선임 또는 재선임됐다.

사내이사에는 임헌문 KT Mass총괄, 구현모 KT 경영지원총괄 이사가 각각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차상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사가 선임됐다.

감사위원으로는 차상균 이사가 선임됐으며, CEO를 포함한 11명의 이사 보수한도액은 전년과 동일한 59억원으로 승인됐다.

또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변경의 건은 KT와 그룹사간 임원 교류와 관련, 임원퇴직금 지급의 적용 범위와 기간을 통일한 게 주된 내용이다.
 

KT 노조 관계자들이 주총 도중 고성을 외치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신희강 kpen@]  

하지만 노동계는 이날 주총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며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배당금의 경우 황 회장 취임 이후 주당 평균 2000원 가까이 지급하던 배당이 2013년엔 주당 8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사상 첫 '무배당' 결정에 불구하고, 황 회장이 10억원을 넘는 성과급을 타면서 비난을 샀다.

특히 대규모 명예퇴직에 불만을 품은 KT 노조들은 고성과 욕설을 외치면서 주총장은 일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들은 차상균 사외이사 재선임에 반대한다며 격양된 목소리로 일관했다.

KT 새노조 소속 조합원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은 2014년 주총 전 BIT 비용 2700억원을 손실처리하면서 주주에게는 무배당이, 노동자들에게는 사상초유의 8304명의 대량명퇴가 단행됐다"면서 "말로는 1등 기업 외치지 말고 피부로 느끼게 해달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KT같은 특정한 오너 대주주가 없는 회사에서 사외이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면서 "차상균 이사가 ICT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BIT프로젝트를 점검하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현금 배당의 경우 국내 통신시장과 KT 내부의 상황을 고려해 500원에 확정했다"며 " 차상균 사외이사 역시 빅데이터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는 점에서 많은 지지와 응원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형식적인 답변을 내놨다.

황 회장은 "지난해 KT그룹은 고객 중심의 소통 및 경쟁사와 완전한 차별화를 통해 3년 만에 그룹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면서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인식 1등’, ‘신사업 성과 창출’, ‘완전한 차별화의 지속 추진’을 통해 더욱 괄목할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지난해에도 강성주주들의 반발로 주총이 난장판이 된 바 있다. 당시 사상 첫 무배당 결정에 주주들은 황창규 회장의 퇴진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자 진행요원이 동원되면서 주총장이 혼란을 겪었다. 이에 KT 주총이 동원된 직원들과 연출된 발언으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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