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작성자
대우
작성일
2024-11-24 16:38
조회
1063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한 때 대우그룹은 한국 경제 혁신의 견인차로, 세계경영을 외치던 김우중은 그 상징으로 추앙되던 때가 있었다. 그의 책<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베스트셀러로 KT 임원들의 필독서이기도 했다.

잘 나아가는 줄만 알았던 대우그룹은 IMF 외환위기 직후 대우차의 몰락으로부터 시작, 순식간에 그룹이 해체되었고 김우중은 해외를 떠도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 이유에 대해 여러 얘기가 있지만 종종 기술의 현대차와 영업의 대우차를 비교하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현대차는 초기부터 기술자립을 목표로 기업의 수익을 엔진개발 등 R&D 분야에 집중하며 기업을 키웠다면, 대우는 '자동차가 다 거기서 거기지, 싸게만 만들면 팔 데는 널렸다'며 영업에 집중했다. 기술 개발은 긴 호홉 속에 성과가 드러나는 반면, 영업력의 극대화는 쉽게 단기적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90년대 세계화 바람 속에서 이 전략은 성공하는 듯 보였고 약진의 약진을 거듭하는 대우차가 현대차의 아성을 무너뜨릴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외환 위기와 동시에 터진 대우차 세계경영의 몰락은 성과가 더디더라도 길게 해야 할 일을 소홀히 할 때 그 기업은 결국 생존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반면 교사가 되고 말았다.

김영섭 사장의 구조조정에 대해 가장 우려되는 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망을 분사해서 저임금 단기 노동자로 굴려 비용절감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배당을 유지하겠다는 발상은 결국 기업의 기초를 허물어 그 위에 화려한 모래성을 쌓겠단 얘기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 MS와의 협력, 통신 가입자 축소 등은 위태로와 보이기까지 한다.

게다가 정작 분사된 망관리 회사에 KT 정통 네트워크 기술자들의 지원은 많지 않았다. 그 대안으로 단기 임시직을 뽑아 망을 관리한다는데, 이런 행태야 말로 긴 호홉으로 해야 할 일을 무시하다 몰락한 대우그룹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경영의 주역 김우중 회장은 법원으로부터 징역 8년6월에 추징금 18조원을 선고받아 1년여 감옥살이와 추징금 대부분을 갚지 못한 채 지금은 고인이 되었다.

그에게서 배울 게 있다면 그것은 긴호홉의 중요성이다. 통신업과 같은 장치산업에서의 긴호홉의 중요성은 더 말해 무엇하랴
전체 3

  • 2024-11-25 08:39

    낙한산이 무슨 긴 호홉이 있겠나 한탕뿐이지


  • 2024-11-26 17:53

    김영섭 사장 이후 진짜 기둥 뿌리 뽑히는 느낌입니다


  • 2024-12-20 08:27

    건물 팔아 먹을려고 하는거 보니 제2의 이석채라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