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핫이슈] SKT ‘단말기 완전 자급제’ 주도, 6만명 고용위기 속 소비자는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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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SKT ‘단말기 완전 자급제’ 주도, 6만명 고용위기 속 소비자는 ‘개이득’

이지우 기자 | 2017/08/02 11:54 등록 (2017/08/02 11:55 수정)

▲ ⓒ뉴스투데이DB


김성태 의원, 금명간 ‘단말기 완전자급제’ 관련 법안 발의 예정
 
중간 유통채널 없애면 소비자는 이익…통신유통업계 “생계 유지 어렵다” 격렬 반대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두고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SK텔레콤은 해당 법안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KT, LG유플러스는 정확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으며 알뜰폰 업계는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단 점에서 찬성하는 입장이다. 반면 통신유통업계는 반대편에 서있다.
 
찬반 의견차가 팽팽한 가운데 관련 법안이 곧 발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정치권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만간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과 관련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란 TV나 컴퓨터를 구매하는 것처럼 소비자가 일반 전자제품 유통점 등에서 휴대폰을 자유롭게 구입한 뒤 원하는 이통사에 가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즉 ‘제조사→이통사→대리점→판매점’ 구조에서 중간 유통 채널을 없앤 것이다.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방안으로 떠오른 핵심은 이통사가 통신비를 깍아 줄 여력이 생긴다는 점에서다. 그간 이통사들은 타사에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막대한 ‘판매장려금’을 지급해 가며 유통망(대리점·판매점) 유지에 힘써 왔다. 하지만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이런 비용이 줄어들면서 이통사는 통신비를 깍을 수 있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이통사들이 단말기와 이동통신 서비스를 묶어 팔 때 발생하던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게 된다. 금액을 한정하는 특정 요금제에 의무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어져서다.
 
SKT 법안 도입 지지 표명, 조단위 마케팅 비용 절감해 ‘신사업 투자’ 및 ‘요금인하’에 활용
 
시장의 이해 당사자 간에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통사는 아직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SK텔레콤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SK텔레콤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완전자급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헌 CR전략실장은 “정부와 논의해 (통신비 인하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겠다””며 “단말기 자급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구조에서는 5G 등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미래 과제를 수행하는 펀드멘탈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말기 자급제 도입이 검토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현재까지 입장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만 수긍 태도를 보인 것인데, 2가지 속내가 있다. 조 단위로 들던 마케팅 비용을 아끼고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갖게 된다는 것과 지난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내놨던 ‘선택약정 요금 할인율 상향(20→25%)’에 대해서 강경하게 대응하는 입장이지만 정부에 ‘성의’는 보여야하기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T독점 심화 우려로 미온적…알뜰폰 업체는 반사이익 기대하며 찬성
 
KT와 LG유플러스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데에는 SK텔레콤만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선택약정 가입자 수는 약 1300만 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가장 많은 가입자 수를 보유한 통신사는 SK텔레콤이다. 
 
알뜰폰 업계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자급제가 도입되면 장려금 지급 구조가 투명해져 대형 통신사와 알뜰폰업체 간에 동등한 경쟁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의 경우 직접 판매로 인한 가격경쟁이 치열해져 단말기 출고가의 인하를 기대할 수 있고, 자금 부족으로 단말기 라인업 구축에 어려움을 겪어온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및 LG전자 등 제조사 부담 늘어…중소 유통업체 2만여개 경영난 우려
 
제조사는 아직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지만 달갑지는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통전략 수립부터 유통망 관리까지 직접 신경과 비용을 쓸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더 큰 반발은 생계와 직결된 대리점 등 영세유통업자들의 반발이다. 통신사와 제조사로부터 받는 판매 장려금과 수수료가 줄거나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요 수익원이 줄면서 중소 유통점 2만여개가 경영난에 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동통신유통협회는 전체 유통망에 지급되는 수수료를 약 3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40% 가량이 통신사 직영망이나 대기업 유통망 등으로 흘러가 실제 골목상권이 혜택을 보는 금액은 약 2조원에도 못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6만 명에 달하는 중소 상인 대부분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사는 현실에 맞지 않는 단말기 자급제를 주장하는 행위를 그만두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지우 기자 hap2ji@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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