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일자리위, ‘악질 기업’을 ‘일자리 우수 기업’으로 둔갑

반도체 직업병 첫 산재 SK하이닉스, 비정규 양산 이마트…
김한주 기자 2017.07.20 21:21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산업재해, 비정규직 확대로 비판 받고 있는 기업을 ‘일자리 창출 우수 기업’으로 선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일자리위는 지난 18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마트, KT 등 15개 기업을 일자리 창출 모범 사례로 선정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최근 처음으로 반도체 노동자가 림프조혈계암 산재 인정을 받은 곳이며, 이마트, KT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해고하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는 기업이다.

SK하이닉스에 첫 반도체 직업병 산재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일 SK하이닉스 반도체 노동자 김 모 씨에게 발생한 악성림프종에 대해 산재 승인을 통보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 암이 산재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근로복지공단은 “김 씨가 사업장에 근무하던 초창기에는 장비와 각종 유해인자로부터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한 것으로 보이고, 엔지니어 업무 특성상 철야 및 비상근무로 유해인자에 장시간 노출됐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해물질로 인한 발병을 인정했다.

재해 당사자인 김 씨는 “산재가 승인돼 기쁘다”며 “이번 산재 승인 결정으로 고통받는 SK하이닉스 직원의 산재 신청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또한 (생산) 라인 내에서 방사선, 가스, 공정부산물 등 유해인자의 인체 노출 저감 활동이 회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를 희망한다”는 소감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을 통해 밝혔다.

반올림은 지난 19일 SK하이닉스를 두고 “반도체 노동자들에게 백혈병, 악성림프종 등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직업성 질병이 반복되고 있다”며 “청정 산업이라던 반도체산업이 결코 깨끗하지도, 안전하지도 않다는 점은 이제 상식이 됐다.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산업 노동자들의 직업병 보상과 예방에 더 책임 있게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일자리위가 또 다른 모범 사례로 꼽은 삼성전자도 반도체 직업병 산재로 악명 높은 사업장이다. 반올림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이 반도체 직업병을 인정한 사례는 12건, 법원이 산재를 인정한 사례는 8건이다. 8건은 모두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어난 산재다. 2007년부터 삼성 반도체, LCD 공장에서 직업병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79명에 달한다.

일자리위는 삼성전자에 대해 “2021년까지 총 37조 원을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올해(2017년)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증가할 예정이고, 평택 공장 증설, 화성, 아산 공장 신설로 건설, 협력업체 인력 채용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우수기업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삼성반도체 평택 공장은 건설 과정에서 2명의 노동자가 아르곤가스 질식, 추락사한 곳이다. 반올림 등 시민단체는 평택 공장 건설 기간이 3개월 단축돼 안전에 치명타를 입어 산재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평택 반도체 단지 조성을 지원하며 “조기에 가동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처: 자료사진]

비정규직 양산이 일자리 창출? “이마트, kt는 ‘악질 사업장’”

일자리위는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이마트, kt도 ‘일자리 창출 모범 사례’ 사업장으로 꼽았다. 일자리위는 “이마트가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상생 채용 박람회’를 개최하고 약 3천여 명이 채용 중”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이마트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상은 다르다. 이마트노조 김성훈 사무국장은 “현재 이마트 전 매장에서 일자리 창출은커녕 인력 감소, 부족으로 직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며 “채용한다 하더라도 전문직인 무기계약직 사원들이 퇴사하면 채용하지 않고, 단시간 노동자로 겨우 메우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마트는 비정규직이 0명이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기간제, 단시간 등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난해 기준 3천 명에 달하고, 스탭 사원은 2천 명 정도”라며 “이마트가 전자 공시에 수시 변동하는 인원은 집계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 일부러 비정규직을 적게 집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는 상시 지속 업무를 하는데도 비정규직으로 집계되지 않고 3개월, 6개월 쪼개기 계약을 강요받고 있다”며 “이마트는 쪼개기 계약으로 무기계약직 전환을 막으며 ‘유령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 이마트는 일자리 창출 모범 기업이 아닌 나쁜 일자리 창출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지난해 10월 이마트 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임금, 병가 등 차별적 처우를 시정하라고 판정한 바 있다. 이에 이마트는 행정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일자리위는 kt도 “2015년부터 개통, AS 및 콜센터 인력 9천 명을 정규직화했다”며 “계약직 비율이 1%로 동종 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우수 사업장으로 꼽았지만, kt도 대표적인 비정규직 양산 사업장이다.

kt새노조는 지난 3일 “kt는 상시근로자 약 3만 명 중 간접고용 노동자가 2014년엔 21,359명, 2015년 17,668명, 2016년 4,074명, 올해 3,327명으로 공시했는데, 갈수록 증가하는 ‘사업장 밖’ 간접고용을 집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통계에서 사라진)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바로 개통, AS, 콜센터 노동자들이다. 직접고용 단시간 노동자만 27,000명이 늘어나는 등 일자리 질은 더 나빠졌다”는 성명을 냈다.

또한, kt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4월 비정규직 노동자 두 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kt는 무선 사업을 2014년부터 올해까지 계열사를 4번이나 바꿨다. 이에 따라 무선사업 비정규 노동자들은 소속이 바뀔 때마다 ‘쪼개기 계약’을 체결했고,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1월 무선사업팀 해체, 4월엔 노동자 두 명을 계약 만료로 해고했다.

한편, 일자리위원회 이용섭 부위원장은 이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이마트, kt, SK하이닉스 등 10대 대기업과 마이다스아이티, 마크로젠 등 5대 일자리 우수 중소기업을 선정하고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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