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 ‘착한 회장’ 황창규, KT 회장 연임 비결?

‘착한 회장’ 황창규, KT 회장 연임 비결?

  • 2017-04-07 05:00

“인사 원칙은 전문성, 외부 청탁 처벌”…전문가 밀어내고 靑 낙하산 요직

“인사의 원칙은 첫째도 전문, 둘째도 전문, 셋째도 전문이다”라며 “전문성 없는 사람은 안 쓴다”

2014년 5월. KT 최고경영자(CEO)로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황창규 회장의 야심 찬 포부였다.

이로부터 약 1년 뒤 황 회장의 이름은 뜻밖의 곳에서 발견됐다. ‘착한 회장 증후군’이라는 병명(?)도 함께.

명품백 마니아 부인을 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2015년 6월 13일 자신의 업무 수첩에 ‘KT 황창규’라 적고 동그라미를 그렸다. 이어 ‘남규택 마케팅본부장 MB 사람 – OUT’ 그리고 ‘이동수 브랜드지원센터장’과 ‘신혜성’이란 이름이 나온다.

이 씨는 2015년 2월 KT 브랜드지원센터장(상무)으로 입사했다. 그리고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언급된 지 약 한 달 만에 KT 광고를 총괄하는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부문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긴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최순실씨 측근인 김영수 전 포레카 회장의 부인인 신 씨는 같은 해 12월 KT 그룹 브랜드지원담당으로 채용된 뒤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상무보로 보직이 변경됐다.

다만, 이 씨의 부문장 취임으로 ‘마케팅전문가’로 꼽히던 박혜정 전무는 밀려났다. ‘전문성’을 가장 중요시하게 여긴다던 황 회장 체제에서 일어난 일이다. 2007년 KT 디자인경영실장으로 부임한 지 6년 만에 IMC 본부 총괄자리에 오른 박 전무는 자신의 디자인 전문성을 살려 스마트폰 전용 우산 ‘폰브렐라’를 만들었다. 이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으로 이어지면서 KT에 영광을 안겨주기도 했다.

박 전무는 이 부문장 취임 뒤 KT 자회사인 KTH 부사장으로 전보 조치 됐다. 이후 그는 자진 퇴사했다.

황 회장은 지난달 28일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청와대의 인사개입과 최 씨가 실소유주인 회사 더블루K의 이권청탁 등에 대해 “비상식적, 수준 이하”이라는 강한 표현을 쓰면서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황 회장은 지난해 2월 18일 박 전 대통령과 독대 뒤 최 씨가 더블루K가 만든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융합 저변확대’ 연구용역 계획서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KT스키단 창단 계획서 등이 들어 있던 서류봉투 2개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이후 “대통령 지시 사항이라 수용을 고려했지만, 제안서 담긴 운영비와 용역대금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보고를 받고 상식 밖이라 진행할 수 없었다”고 황 회장은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낙하산’으로 요직에 앉힌 두 인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특히 IMC 부문장을 맡으면서 KT 광고를 총괄하던 이 씨는 최 씨가 실소유주인 플레이그라운드의 68억 상당의 광고 수주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황 회장은 또 미르재단에 11억 원을, KT 스포츠에 7억 원을 이사회 의결 없이 출연한 것도 드러나 논란이 됐다. 특검은 이 모든 과정에 안 전 수석을 통로로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김이 개입됐다고 보고 있다.

황 회장은 이 모든 의혹을 아우르듯 “기업인 입장에서 VIP(대통령)와 청와대 경제수석의 관심사항을 무시만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 선임’을 강조하던 황 회장은 취임 1년 만에 ‘청와대 바라기’가 되고 말았다.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적힌 ‘착한 회장 증후군’은 “(청와대의)말을 잘 듣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KT는 이같은 시선이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안 전 수석 수첩에 적힌)’착한 회장 증후군’은 남규택 부사장을 퇴사시키고 이동수 전무를 마케팅 부문장에 앉히라는 요구와 신 씨의 임원 채용 및 퇴사 뒤 재취업 요구, 더블루K 제안 등 청와대의 요구를 황 회장이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섞어 표현한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어 “황 회장이 청와대 요구를 거절한 것은 재판을 통해서도 확인됐다”면서 “‘(황 회장이)청와대 요청을 잘 들어줬다는 해석과는 결과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KT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이유는 황 회장과 주요 임원들의 ‘연임’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T 회장은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에 대한 임명 권한을 갖는다. 이들 이사진은 회장 연임 심사나 후보 추천을 위한 CEO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이사에 대한 임명권을 회장이 갖고 있어 사실상 위원회를 장악한 것과 마찬가지다. 또 KT 회장은 정관상 사내 이사가 아닌 임원이라면 바로 선임할 수 있다.

이처럼 인사에 막강한 힘을 가진 황 회장은 본인의 ‘전문가 선임’이라는 원칙을 기꺼이 무너뜨리고, 직원들의 반대 의견을 모두 무시하면서 청와대 낙하산 인사를 강행했다. 앞서 회장 내정자 신분이던 2013년 12월 19일 “외부 인사청탁이 있을 경우 처벌하겠다”고 호언장담한 그였다.

그런데도 황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황 회장의 연임 심사를 맡은 CEO 추천위원회 중 사외이사 7명이 황 회장 임기 내 재선임한 인사들이다. ‘착한 회장’ 아래 ‘참 착한 이사진’이다.

KT는 오랫동안 국민 세금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고 공기업 시절부터 가장 넓고 촘촘한 유선 통신망 인프라를 갖춘 곳이다.

그러나 2002년 8월 민영화 이후 정권 입맛에 따라 회장직에 오르는 인물이 바뀌고 정부 관료들의 회전문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 결국, 각종 비리에 연루된 KT 회장들의 불명예 퇴진도 이어지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남중수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8개월 만에 납품 업체 선정과 인사 청탁 등으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석채 전 회장도 회사에 100억원 대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이 역시 박근혜 정부 출범 뒤 9개월 만이다.

1 댓글

  1. 회장 : 착한회장증후군(아부꾼), 사외이사 : 착한얼치기이사증후군(눈치꾼), 임원 : 착한피고인임원증후군(등신)

Leave a Reply

XHTML: You can use these tag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