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기자의 눈] 황창규 KT 회장, 의사결정자의 책임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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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smpark@
  • 입력 2017.04.04 10:56 AM 

지난 달 28일, 황창규 KT 회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안종범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보였던 그의 모습에 대해 태도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만 해도 ‘최순실 게이트’ 논란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고 반성적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왜인지 황 회장의 경우는 “내가 뭘 잘못했느냐”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걸 감출 수 없다. 황 회장은 최순실씨 측근인 이동수·신혜성씨 채용 부분과 관련해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여러번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청탁과 관련한 당시 생각을 나타냈는데, 자신은 잘못한게 없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잘못일 뿐이라고 답하는 모습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가 한일이 무엇인가. 황 회장은 부당하다고 느꼈던 그와 같은 요구들을 받아들이고 실행에 옮겼다. 당시 그와같이 느꼈다면, 또 지금에 와서 강한 비판적 모습을 나타내는 그라면, 황 회장은 당시에 그런 요구들을 지금의 모습과 같이 확고하게 거절했었어야 맞을 것이다. 물론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같이 청와대의 뜻을 거절하기 쉽지 않았을테지만, 현재 나타낸 그의 태도를 보면서 드는 생각일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뒤 “부당했다.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와 같은 발언을 하고 있는건 KT를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맞는 처신인지 의문이다. 황 회장은 부당한 요구들을 결국 받아들였고 오늘의 KT로 이끌었다. 그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KT는 결국 옳지 못한 길로 이끌려간 것이다. 이것이 황 회장의 처신에 대해 비판하는 두번째 이유인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대기업 총수들은 황 회장의 모습과는 달랐다. 책임자이고 많은 직원들은 이끄를 수장의 자리에 서있기에 우선적으로 고개를 조아리는 모습이 있을 뿐이었지, 황 회장과 같이 ‘뻣뻣한 목’의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설사 부당했어도 그는 잘못된 그런 요구들을 받아들여 KT라는 배가 잘못된 항해를 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그는 청와대의 지시에 따랐다. 이동수·신혜성씨를 KT 임원으로 채용했고 광고 발주를 총괄하는 자리에 옮겨 앉혔다. 이에 따라 플레이그라운드라는 광고 제작사는 KT의 광고 68억어원어치를 받아냈다. 플레이그라운드의 실소유주는 최순실 씨다.

지난 달, KT 주총이 있기전 황 회장 연임에 대한 안건에 대해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후보자의 경영 의사결정에 정부 영향력이 작용해 적격성이 떨어진다”며 반대를 권고했었다. 또 참고사항으로 “KT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설립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 재단에 모두 18억원을 출연했는데 황 후보가 출연증서에 날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4년 KT 회장의 자리에 오른 이후 여러차례 인사청탁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거절했지만 이동수·신혜성씨는 받아들였다. 그는 당시 안 전 수석이 여러차례 전화했던 것에, 또 ‘대통령 관심 사항’이라는 안 전 수석의 말에 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권력 앞에서 어쩔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수장으로써 회사가 논란거리가 된 것에 대해, 더욱이 회사를 논란의 길로 결국 이끈 것에 대해 반성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맞는 것이지 오히려 비판하고 있는 자의 모습을 앞세워 대응하는 모습은 결코 옳아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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