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황창규 회장 사실상 연임 확정에도 ‘KT CEO 리스크’ 왜?

 

‘최순실 게이트’ 연루 불구 이사회 추천 반면 5월 대선 후 전임 전철 밟을 가능성 대두

2017.03.17(금) 17:21:31

[비즈한국] KT 황창규 회장은 ‘꽃길’을 걸으며 2기를 시작할 수 있을까.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둘러싸고 회사 안팎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연임을 앞두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제공

연임을 앞두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제공

2017년 KT 정기주주총회가 24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된다. 정기주총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 여부다.

 

황 회장은 지난 2014년 1월 위기에 빠진 KT를 구해낼 수장으로 취임했다. 3년 임기가 끝나가는 황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차기 CEO 후보추천이사회에 단독후보로 나서 만장일치로 추천됐다. 이에 따라 정기주총에서 회장 선임의 건이 통과되면 최종 연임 절차가 확정된다.

 

하지만 처음 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된 것. 황 회장은 최순실 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11억 원과 7억 원씩을 이사회 의결 없이 출연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관련기사 특검 철퇴·이사진 피고발, 황창규 KT 회장 연임 적신호).

 

황 회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VIP(대통령)의 뜻’이라며 인사 청탁을 받아 차은택 씨의 측근 이동수 씨, 신혜성 씨를 KT 임원으로 꽂아 넣은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차 씨의 광고업체인 아프리카픽쳐스와 플레이그라운드에 100억 원 규모 광고를 몰아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을 파면시킬 정도로 ‘게이트’의 위력이 강한 만큼 KT 안팎에서는 황 회장의 연임을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KT 내 KT 1노조와 KT새노조 두 곳도 의견이 나뉘었다. 

 

KT 1노조는 1월 10일 황 회장 연임 선언을 환영하며 “소기의 경영성과를 거뒀으므로 황창규 회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반면 KT새노조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공단의 역할을 강조했다. 국민연금공단은 KT의 최대주주로, 지분율 10.1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 

 

KT새노조는 지난 7일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직접 관련된 황창규 회장의 연임에 국민연금이 반대입장을 표명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황 회장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서 KT가 최정점에 있다. 현재 사장추천위원회도 객관성을 갖고 추천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대주주로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KT새노조​의 임순택 위원장은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24일 정기주총에도 참석해 황창규 회장의 연임 반대 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황 회장의 연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미 이사회에서 추천된 마당에 정기주총에서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KT 직원들 사이에서도 황 회장의 연임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 관계자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KT도 황 회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불거져, 연임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쨌든 황 회장의 경우 검찰과 특검의 직접적인 수사 대상에서 비켜나면서, 다른 기업에 비해 KT는 조용히 지나간 편이지 않았느냐’는 의견이 많다. 그래서 황 회장의 연임에 대해 반대 의견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도 직원들은 5월 대선 이후 KT에 불어 닥칠지 모를 위기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KT의 한 직원은 “황 회장이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추천된 마당에 연임을 막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오는 5월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유력한 상황에서 CEO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다. KT는 이미 전임 회장들이 정권에 휘둘리며 홍역을 겪은 전례가 많지 않느냐. 이런 상황에서 황창규 회장이 연임된다면 대선 이후 KT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됐지만 정권에 따라 CEO가 입맛에 따라 교체되고, 비리에 연루되는 등 CEO 리스크로 잡음이 많았다. 남중수 전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8개월 만에 남품업체 선정 및 인사 청탁의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불명예 퇴진했다. 바통을 넘겨받은 이석채 전 회장도 박근혜 정부 출범하고 9개월 후 회사에 100억 원대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황 회장의 연임을 추천한 KT 이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한국의 이사회 제도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KT 이사회 개혁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정승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는 “5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다시금 경제민주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KT 등 기업들의 이사회가 자신의 역할을 하려면 상법을 개정해 유럽 대기업들이 채택하는 노동이사제 등이 시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경제민주화가 실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황창규 회장이 오는 정기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봐야한다”며 “앞으로 황 회장이 회사 안팎의 논란을 어떻게 수습하고 앞으로 나아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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