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요금 폭탄’ 위험 방치하는 KT·LG U+

지난해 미래부 접수 요금 민원 1787건
이통사마다 추가데이터 과금 제각각
‘요금 폭탄’ 막는 안전장치 여전히 미흡
“데이터 사용 초과하면 우선 차단해야”

[한겨레]

20대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지난해 10월 휴대폰 요금이 18만원이나 나와 당황했다. 데이터 3기가바이트(GB) 요금제를 쓰면서 지불하는 월정액 4만9300원보다 3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새로 나온 게임을 많이 즐겼다 싶었는데 이게 ‘화근’이 됐다.

약정 데이터양을 초과해 사용했는데도 이동통신사에서는 알림 문자도 보내지 않았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요금 폭탄’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업자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통사는 음성·데이터·문자 기본 제공량이 소진됐거나 데이터 통화료가 일정액에 도달하면 가입자에게 알려야 한다. 김씨가 이통사에 항의하니 그제서야 요금의 절반을 환불해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접수된 휴대폰 관련 민원이 1만6320건으로 2015년(1만4946건)에 비해 1374건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중 요금 관련 민원이 1787건이다. 2015년(2185건)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요금 폭탄 위험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에 따라서 과다 요금 청구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만든 곳이 있는가 하면 이게 느슨한 곳도 있어 요금 폭탄 위험은 상존한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2015년 5월부터 데이터 추가 요금이 1만9800원을 넘지 않도록 하는 ‘요금 상한선’을 두고 있다. 약정 데이터 소진 뒤 추가 데이터 사용이 3기가바이트를 넘기면 더 이상의 과금 없이 사용 속도만 200킬로비피에스(Kbps)로 제한된다.

하지만 케이티(KT)와 엘지유플러스(LG U+)는 이런 식의 ‘요금 캡’이 없다. 케이티는 초과 사용분에 대해 1.2기가바이트까지 최대 2만7500원을 추가 부과하고, 이후 요금을 추가로 매기지 않다가 5기가바이트를 넘어서면 다시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추가한다. 대신 아무리 요금이 많이 나와도 1회에 한해 16만5천원만 과금해 이용자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케이티 관계자는 이런 요금 상한을 계속 적용한다고 했지만, 상품 안내 누리집에는 “16.5만원을 초과하는 데이터 요금은 최초 1회에 한하여 면제”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미성년자 요금제에서는 데이터 추가 사용을 막아 요금 폭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놨다.

엘지유플러스의 경우 이용자가 추가 사용분이 3기가바이트(1만9800원)를 넘어섰을 때 사용 속도를 200킬로비피에스로 낮춰 달라고 요청해야 추가 과금을 피할 수 있지만 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케이티 관계자는 “약정한 데이터보다 많은 데이터를 계속 써야 할 경우가 있는데 일률적으로 막으면 이용자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요금 폭탄 우려도 있지만 이용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엘지유플러스 관계자는 “추가 사용량이 3기가바이트를 넘어가면 1메가바이트당 6.75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용자 선택권을 존중해 선택의 폭을 넓혀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보통신(ICT)정책국장은 “요금 폭탄을 줄이려면 약정 데이터를 모두 소모하면 우선 사용을 차단한 뒤, 이용자의 요청이 있을 때 추가 데이터 사용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추가 사용분 요금 할인도 더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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