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 [최순실에 발목 잡힌 ‘황의 법칙’] 황창규 KT 회장 연임 ‘비상’…새노조, 의혹 제기

[최순실에 발목 잡힌 ‘황의 법칙’] 황창규 KT 회장 연임 ‘비상’…새노조, 의혹 제기

황창규(왼쪽) KT 회장이 연임에 도전한 가운데, KT 새 노조(오른쪽)는 국정농단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며 황 회장의 연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KT 새 노조)

 

미르재단 출연, 사규 위반 의혹…특검 조사도 발목

연임 심사 ‘시작’…사측 “청와대 요구 들어 준 것”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에 비상이 걸렸다. KT 새 노조(위원장 임순택)가 미르재단 출연금의 성격을 놓고, 사규 위반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황 회장이 재단 출연 약정 후 이사회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편법을 동원했다는 주장이다.

걸림돌은 또 있다.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몰아준 혐의로 특검 조사를 앞두고 있는 것도 연임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KT는 이에 대해 “청와대의 요구를 들어 준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2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 CEO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는 지난 16일부터 황 회장 연임 심사에 착수했다. 추천위는 사외이사 7명과 사내이사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로는 구현모 KT 경영지원총괄 사장이 참여하고 있다.

추천위는 지난 3년간 경영 성과와 미래 비전을 바탕으로 황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다.

만약 추천위가 황 회장의 연임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오는 3월부터 차기 CEO를 물색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평가

황 회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황 회장은 2014년 3월 공식 취임 뒤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8300명의 직원이 명예퇴직 등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또 비통신 계열사 매각을 잇따라 추진했다. 그 결과 실적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KT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매출 23조4216억원, 영업손실 2916억원에서 2015년 매출 22조 812억원, 영업이익 1조292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9662억원 손실에서 4902억원 이익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6조722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7049억원을 올렸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합격점이다.

그러나 이면을 보면 다르다. 황 회장은 2014년 취임 해 8300명의 직원을 회사에서 내보냈다.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실적 개선이라는 지적이다.

2015년에는 알짜 계열사인 KT렌탈(현 롯데렌탈)과 KT캐피탈을 팔았다. KT렌탈은 롯데그룹에 7631억원, KT캐피탈은 JC플라워에 2522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센티오스·엔써즈·티온텔레콤 등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도 정리했다.

KT는 계열사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180%대에서 130%(2016년 9월말 기준)대로 낮췄다. 실적·재무구조 개선이 대규모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새 먹거리인 ‘기가토피아’를 개척한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리스크

추천위의 연임 심사가 본격화되면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미르재단 기금 출연 사규 위반 의혹과 낙하산 인사, 스키단 창단 설립 시도 등이 불거진 것.

특히 미르ㆍk스포츠재단 재단 출연 및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서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앞둔 상황이다.

KT 새 노조에 따르면 KT는 2015년 미르재단 11억원, k스포츠재단 7억원 등 총 18억원을 출연했다. 출연 사실은 2015년 11월 사업보고서 후원금 출연 건으로 공개됐고 후원금 지급은 같은 해 12월 이뤄졌다.

KT 새 노조는 이 과정에서 재단 출연 약정 후 이사회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편법이 동원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미르재단 출연 안건에 대한 이사회 의사록은 있지만 회의록이 없다는데 사규 위반 의혹을 강력히 제기한 상태다.

이사회를 개최하면 해당 안건에 대해 사외이사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 기록하는 이사회 회의록이 남아야 하는데 이를 숨기기 급급하다는 것.

회사가 작은 구멍가게도 아닌데 이사회 안건 내용 및 결과를 요약한 문서만 남았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황 회장은 또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지시에 따라 2014년 8월 차은택 측근 이동수 전 IMC(통합마케팅, 전무)본부장을 브랜드지원센터라는 조직을 신설, 영입하고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주는 등 최순실 이권 챙기기에 협력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무는 지난해 11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일자 회사를 나갔다.

외부 압력에 의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스키단창단 설립 시도도 황 회장 재연임에 걸림돌이다. KT는 지난 20일 스키단창단을 위해 감독과 선수단을 내정했다 취소한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최순실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했던 사단법인이다.

한편 KT 안팎에서는 3월 이사회에서 황 회장의 연임이 의결될 것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이에 KT 새 노조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장본인이라며 황 회장 연임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호계 KT 새 노조 홍보국장은 “황창규 KT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여러 의혹과 논란의 장본인이고, 그런 상황에 대해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지도 않았다”며 “사과조차 하지 않고 연임 의사를 밝히고 도전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 목적이 불분명한데다가 이사회 전원이 미르재단 출연금 동의한 것은 배임ㆍ횡령과 다름없다”며 “연임 심사를 하는 사외이사들도 한 통속이다”고 꼬집었다.

현재 청와대 등과 연결 의혹을 받고 있는 KT 사외이사로는 송도균, 차상균, 정동욱 이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추천위에서 황 회장 연임을 심사하고 있고, 정 이사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다.

KT는 새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사규 위반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르재단 출연금은 이사회 의결 후 지급했다”며 “재단 출연은 청와대 요구에 수긍한 것뿐이다”고 강조했다.

허홍국 기자 skyh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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