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군포 금정동 인근에 위치한 공중전화 박스가 하단의 유리창이 꺠진 채로 방치돼 있다. |
KT링커스가 운영하는 공중전화부스가 파손되거나 쓰레기 투척 등으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어 보다 체계적인 유지와 관리 등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중전화 부스의 유지 관리 문제가 수년째 지속되면서 영업손실을 관련업체에게 보전받는 KT링커스가 타성에 빠진 탓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9시께 군포시 지하철 4호선 산본역 부근 앞 공중전화 부스의 밑 부분은 휑 했다.
밑부분은 유리창이 깨진 지 오래돼서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유리창이 없는 부분의 금속뼈대는 사용자를 알 수 없고 자전거인지 오토바이인지 모를 이륜차의 보관대로 변한 지 오래였다.
누군가가 사용한 묵직한 줄 자물쇠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인근 상인들은 “유리창이 언제 깨졌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된 것 같다”며 “사용하는 시민들이나 관계기관이 좀 더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스 윗 부분은 A4 사이즈의 구인 알림 전단이 녹색테이프로 고정돼 있고, 부스 안 공중전화기 옆에서는 포도맛 음료수 캔이 당연하다는 듯이 놓여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7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권선동 시장 입구 근처에 설치된 결합형 공중전화 부스의 외벽에는 월세·전세를 내놓은 분양 전단 등 여러 장의 광고전단이 붙어 있었다.
부스 안에는 담배꽁초들이 널부러져 있고 먹다 버린 캔 하나가 전화기 선반 위에 놓여 있었다.
인근 주민 정모(24·여)씨는 “가끔 햇빛을 피하려고 공중전화 부스 안에 들어가는데 매번 지저분하다는 걸 느꼈다”며 “요즘 휴대전화도 있는데 공중전화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수원역 건너편 공중전화 부스에도 오피스텔 분양을 홍보하는 광고 전단지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부스가 광고판으로 전락한 것이다.
지난 18일 오후 1시께 매교역 7번 출구 인근에 설치된 결합형 공중전화 부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IBK기업은행 ATM기에서 나온 영수증이 흩어져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영수증을 버릴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인지 버려진 영수증 옆에도 다 마신 커피 테이크아웃 플라스틱 잔이 놓여 있었다.
길을 지나던 박모(60)씨는 “안 그래도 밀폐된 공간이라 이용하기 덥고 불쾌한데, 쓰레기까지 놓여있으니까 불쾌지수가 더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중전화 부스가 도시 미관을 해치는 시설로 전락한 것은 오래됐지만 여전히 관리 감독이 엉망이다.
일각에서는 공중전화 사용이 줄어든 이후 관리감독의 필요성이 떨어진 데다 다른 업체에게 해마다 손실액을 보전받는 점도 크다고 지적했다.
공중전화 서비스는 전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법으로 규정한 ‘보편적 서비스’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매출액 300억 원이 넘는 전기통신사업자(20곳)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2012년 141억 원, 2013년 165억 원, 2014년 133억 원 등 공중전화 관리업체인 KT링커스의 영업손실을 매출액에 비례해 보전해 주고 있다.
KT링커스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해 청소 같은 경우는 매일 같이 확인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며 “부스 하단에 깨진 유리는 태풍 대비로 바람이 통과하도록 내버려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