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노조가 ‘황창규 연임 불가’ 외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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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0호] 2016.07.08  14:56:49

황창규 KT회장. <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과 관련, KT 새노조가 연임 불가를 외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황 회장은 지난 2013년 이석채 전 KT회장이 불명예 퇴진한 이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후 업계 최초 기가인터넷 시장을 여는 등 KT의 체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황 회장에 대한 평가는 명암이 엇갈린다. 대외적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지만 대내 평가는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 조직의 활력 면에서는 이석채 회장 시절에 비해 떨어졌다고 KT 새노조는 평가한다.

노조가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대목은 황창규식 ‘인사 관리’다.

2013년 4월 황 회장은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8304명의 직원이 구조조정 됐으며, 당시 3만 명이 넘던 KT직원은 2만3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노조 측은 당시 사측과 제대로 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노조규약에 따라 KT노동조합이 조합원 총회를 열어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측에 호의적인 노조의 의견만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에 KT노조원 226명은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 민사2부(부장판사 김대웅)는 “조합원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KT노동인권센터 관계자는 “황 회장은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통해 8304명의 노동자를 사지로 내몬 장본인이다. 단일 사업장에서는 최대의 퇴출 규모다. 기업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사회적으로 전가시킨 것이다. 그 점이 황 회장의 연임을 지지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다. 문제는 그 과정이 매우 비도덕적이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퇴출 프로그램이다. 당시 명예퇴직을 거부한 직원을 상대로 ‘업무지시서-업무촉구서-확인서-징계-연고지발령-퇴출’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가동시켰다. 조직 슬림화를 이유로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했다고 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규직을 비정규직화 시킨데 불과하다”라고 평가했다.

KT노동인권센터의 이런 주장은 정치권에서도 이슈가 됐다. 당시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8304명을 퇴출시킨 반사회적 KT 폭로 규탄 기자회견’을 통해 “KT가 노동인권을 짓밟는 반사회적 기업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인간다운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회장 취임 후 부쩍 늘어난 업무량과 그에 따른 직원 사망 사고 역시 그의 연임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KT의 일선 현장에서는 황 회장이 내세운 연내 기가인터넷 가입자 200만 돌파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개통량을 평소 대비 150% 이상 높이고, 주말 휴일 근무에 돌입하는 등 비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일 할당된 개통건수도 평소 대비 증가하는 등 업무 과중이 심하다고 호소한다.

지난 5월 KT노동인권센터가 공개한 자료(계열사 및 퇴직자 포함)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 5월까지 총 77명(재직 중 사망자 29명, 퇴직자 사망자 48명)의 직원이 세상을 떠났다. 사고 원인을 살펴보면 △돌연사 25명 △자살 6명 △각종 암(백혈병 포함) 33명 △기타(사고사 및 질병) 13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KT직원 3명이 돌연사로 사망했고, 1명은 졸음운전으로 사고사 당했다. KT 직원 사이에서는 죽지 않아도 될 사람이 죽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심리적 압박과 과중한 업무가 지속적으로 사망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의 경영성과에 대해서도 KT 새노조 측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비판한다.

황회장 부임 후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과 대규모 구조조정의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

KT새노조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황 회장이 위기의 KT를 1년 만에 흑자화 시키고, 2년 만에 ‘1조클럽’으로 복귀시켰다고 칭찬한다. 하지만 이는 8304명의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가 절감된 것과, 단통법으로 인해 마케팅비가 줄어든 것이 수익으로 반영된 것뿐이다. 따라서 황 회장은 알려진 것고 달리 혁신적인 경영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황 회장은 기가인터넷이 큰 대세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의 기술 인력의 말을 들어보면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세대가 지나면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과정일 뿐 과도하게 언론플레이 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새노조는 또 직원들과 소통이 부족한 점도 리더로서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새 노조 관계자는 “본사직원들하고 소통을 하는지 모르지만 절대 다수인 현업 직원들과는 전혀 소통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새노조 관계자는 또 “현장 직원들은 황 회장이 특별히 뭔가를 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회장으로써 구체적으로 기업의 큰 그림을 그린다던지 하는 모습이 없다. 현장 직원들이 전임 이석채 회장과 황 회장의 업무 스타일을 비교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전임인 이석채 회장은 너무 과해서 논란이 됐지만 황 회장은 아예 몸을 사리고 새로운 일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미화 기자 mhkim@wo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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