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중앙지법은 KT가 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7억원을 KT에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사건 중 하나로, 최순실 재단으로 알려진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KT가 각각 11억원과 7억원을 출연했었다.
당시 KT새노조는 황창규 회장이 자신의 연임을 위해 정치권에 로비할 목적으로 엉터리 재단에 거액 출연을 결정했으며, KT이사회는 아무런 견제없이 이를 승인했다고 보고 황 회장과 이사회를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KT의 재단출연이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수사를 종결했다.
그런데, 이번 KT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는 출연금 반환 판결을 내린 것이다. KT가 속아서 재단에 출연했다는 것이 인정 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KT이사회가 얼마나 안일하고 부실하게 운영되어 왔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당시에도 새노조는 제대로된 불법경영 견제가 필요하다고 사외이사들의 각성을 촉구했지만, 이사회는 아랑곳 하지 않았고, 모든 안건에 거의 100%에 가깝게 찬성을 표하며 거수기 이사회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급기야는 범죄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던 구현모 사장을 조건부 CEO로 선출하여 KT 내부에선 이사회가 견제가 아니라 경영진의 범법을 사실상 묵인해주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최근 이사회가 ESG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KT 구성원 입장에선 공허하기 짝이 없다.
지금 KT 내부에서는 각종 허수경영이 만연해 있고, 인터넷 속도저하 문제, 고객 기만 행위 등이 최근 주요 언론을 통해서도 연일 보도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속에서도 회사는 태연하게 일부 현장의 문제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KT새노조를 비롯한 내부의 대화 요구에도 경영진은 여전히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KT이사회가 과연 ESG에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최대 리스크인 정치자금 문제 역시 피의자 구현모를 사장으로 선임한 이사회가 자초한 일인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오늘 판결에 부쳐, 우리는 KT 부실 경영의 모든 책임은 견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이사회에 있음을 강조한다. 아울러 이사회에 최소한의 견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조치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1. 이사회는 박근혜 게이트 연루, 상품권깡 정치자금 사건 등 끊이지 않는 정치권 연루 비리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사회 차원의 사과 성명을 발표하라
2. 이사회는 ESG 경영을 다짐하는 차윈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구현모 CEO가 기소될 경우 즉각 해임할 것임을 분명히 약속하라
3. 이사회가 거수기라는 오명을 벗고, 제대로 된 경영감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이사제를 비롯, 노조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