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동자 두 명이 지난주 잇따라 숨져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6일 KT 대전 NSC 논산운용팀에서 일하는 전아무개(5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전씨는 이날 오전 국사에 점검을 나갔다가 오후 3시22분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동료가 오후 11시50분께 국사 안에 숨져 있는 전씨를 발견했으나 이미 사망한 뒤였다. 지난 7일 부검을 실시했는데, 최종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전씨는 최근 유가족에게 “8명이 하던 일을 2명이 하려니 힘에 부친다”, “팀끼리 경쟁을 붙여 성과급을 지급하는 바람에 너무 힘들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의 유가족은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2인1조로 현장근무를 나갔더라면 바로 119를 불러 응급대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유가족은 회사측이 산재를 인정할 때까지 발인을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NSC는 네트워크서비스센터의 약자로 네트워크 유지·보수업무 전반을 다루고 있다. KT는 지난해 6월 네트워크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 900여명을 전환배치했다. 이에 따라 기존 네트워크업무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세지고, 전환배치한 노동자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가중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달 5일 새벽에도 경기남부 NSC 남수원운용팀에 근무하는 윤아무개(50)씨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7월에는 NSC에서 고객컨설팅 업무로 전환배치된 강아무개(50)씨가 지사건물 옥상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KT새노조(위원장 이해관)는 성명을 내고 “KT의 무분별한 구조조정과 살인적 노동강도가 빚은 사고”라며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KT 직원의 연이은 죽음에 대한 진상과 경영진의 책임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잇단 직원들의 사망소식에) 당황스럽고 우렵스럽다”면서도 “일하다 사고가 난 것이면 원인에 따라 대책을 마련할 텐데 돌연사가 많아 원인을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KT노동인권센터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KT 재직자 가운데 올해 숨진 노동자가 14명에 이른다. 이 중 돌연사하거나 심장마비로 숨진 직원이 7명, 자살한 직원이 3명이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2009년 12월 KT의 특별 명예퇴직 이후 사망자가 폭증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지난 3일에는 전아무개 희망연대노조 케이티씨에스 지부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전소된 차량 안에서 발견됐다. 전 지부장 역시 2008년 KT에서 명예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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