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의창구에 사는 36살 최모씨는 최근 이사를 한 뒤, 생각지도 못한 불편함이 생겼다. 새 집에서 휴대전화가 제대로 걸리지 않게 된 것.
예전에는 문제 없던 휴대전화가 새 집에서 전화를 걸자, 툭하면 통화가 끊기거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하면, 통화를 시도해도 ‘통화실패’ 상태가 되면서 아예 걸리지도 않고 있다.
인터넷도 먹통이어서, 스마트폰을 갖고도 문자 정도만 겨우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 중 KT를 쓰는 사람들 다수가 통화가 잘 안 된다는 말도 들었다”며 “집 안에서 휴대전화가 안 되니까, 집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하지 지경”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다른 통신사를 사용하는 남편은 멀쩡히 통화를 하는 걸 보면 당장이라도 계약 해지하고 다른 통신사로 옮기고 싶지만, 위약금이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KT, “죄송하다. 그런데 어쩔수 없다”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 사는 32살 오모 씨도 지난해부터 집안에서 통화음이 자주 들리지 않고, 전화가 끊어지는 현상때문에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KT를 3년 정도 쓰고 있다는 오씨는 “통신사에 문의했더니 통화품질 개선중이라며 ‘지금 당장은 방법이 없어 기다려 달라’는 답변만 계속 되풀이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설마 도심에서도 전화가 안 터지는 지역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살았는데, 집 안에서 통화 잡음이 생기고 상대방 말이 안 들린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40살 정모씨도 “특정지역에 지나가면 항상 전화가 끊긴다”며 “통신사인 KT측에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답변만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업직이라서 운전을 하며 통화를 많이 하는 정씨는 “심지어 상대방에게 전화가 끊길지도 모른다며 통화중에 미리 예고를 하기도 한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다른 통신사를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KT측이 오히려 아이폰의 수신율이 문제라면서 전화기 제조사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정씨는 “KT 직원이 아이폰은 수신율에 문제가 있다며 임대폰을 사용해 보라고 했다”며 “KT의 통화품질이 최악인 걸 대부분이 아는데 이를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계기 달아주겠다. 무조건 기다려라”해놓고 감감
창원시 진해구에 사는 주부 34살 김모 씨도 “통신사에서 전파 상태는 확인도 하지 않고, 집에 중계기를 달아주겠다더니 집에 중계기를 달려면, 베란다 창틀에 구멍을 뚫어서 공사를 해야 하고, 그걸 달아도 통화 품질은 장담 못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씨는 “중계기를 달아준다고 해놓고서는 연락이 없길래 다시 전화했더니 물량이 없어서 두세달은 기다려야 하고, 그것도 장담은 못 한다고 기다리라고 하더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같은 KT의 통화품질에 대한 불만들은 포털 사이트 등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계속된 지적이었다.
이 때문에 KT측이 계속된 고객들의 불만에도 기다리라는 말만 거듭하며, 고객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KT측은 이에 대해,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약한 곳이 있는데, 그런 곳은 어쩔 수 없다”는 말만 거듭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통화품질 개선을 위해 집에 중계기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는데, 중계기 물량이 달려 적어도 6주에서 8주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