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외국인들이 KT 주식을 더 이상 못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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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데이타로 보는 미디어기업] ⑤ KT
김길태 랭키스탁닷컴 대표 | 승인 2017.03.28 09:30
 
 
 
편집자 = 미디어스는 김길태 랭키스탁닷컴 대표의 기고를 통해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 등 미디어 관련 기업의 재무제표 분석에 들어간다. 첫 회에서는 재무제표 분석에 필요한 개념을 정리했다. 앞으로 이어질 재무제표 분석이 관련 기업의 현재와 미디어가 나아갈 바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KT는 국내 통신시장에서 유선 기준으로는 1위, 무선 기준으로는 2위를 달리는 통신회사이다. 2002년 민영화되었지만, 현재에도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영권을 행사하는 최대주주는 없으며, 국민연금(10%), NTT도코모(5%) 등이 주요 주주로 등재되어 있다. 통신업종은 외국인 투자한도가 총 지분의 49%로 제한되어 있는데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49%로 외국인 투자한도 소진율은 100%이다. 이는 외국인들이 KT 주식을 사고 싶어도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뜻이다. 

위 그래프를 보면 KT뿐만 아니라 SKT와 LG유플러스의 외국인 투자한도 소진율도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자본, 매출액, 부채를 기준으로 살펴본 KT의 재무구조는 다음과 같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KT의 연매출은 17조, 주주자본은 11조, 부채는 13조 정도 된다. 부채가 자본보다 많아서 전형적인 우량기업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다만, 부채는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 재무적으로 크게 위험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다음으로 KT의 이익률을 살펴보자. 

KT는 2010년 이후로 매년 80% 정도의 매출총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미 앞서 분석한 국내 통신회사의 세계 최고수준 매출총이익률 때문에 놀랍진 않다. 국내 통신3사의 매출총이익률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이익률이 가장 높다는 회사들과 비교해보자. 

KT를 포함한 국내통신사와 글로벌 대표기업들을 비교하면 국내 통신사의 매출총이익률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해외 통신기업인 버라이즌, AT&T, 보다폰과 비교하더라도 국내 통신3사의 매출총이익률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다. 

독자들은 금감원 공시정보와 다음, 네이버 등 포털의 증권-재무분석 코너를 이용하여 통신3사의 매출액과 매출원가를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단,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과 네이버 등의 포털에서는 통신3사에 대해서만 매출원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통신3사의 매출원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금감원 공시정보를 활용하여 재무제표 원본을 확인해야 한다. 해외기업인 경우는 야후와 구글의 파이낸스 메뉴에서 해당 기업의 매출액과 매출원가를 조회할 수 있다. 

KT 역시 앞선 두 통신사와 마찬가지로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이하 ‘판관비’) 및 기타비용을 제하고 산출한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그리 높지 않다. 순이익률은 2014년 9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회복되고 있으며, 2016년 기준으로 약 5% 정도의 순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KT는 다른 두 통신사에 비해 단통법 시행으로 인한 판관비 감소효과가 가장 확실하게 나타난다. 이를 판관비와 순이익 그래프를 통해 확인해보자. 

위 그래프를 보면 2014년 9월을 정점으로 해서 그 이후 판관비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반해 당기순이익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앞서 분석한 다른 두 통신회사에 비해서 단통법 시행 효과를 가장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기업 분석가 입장에서 평가 대상 기업의 매출총이익률이 높은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KT를 포함한 국내통신사업자의 매출총이익률이 세계 최고기업들보다 높은 것도 자랑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매출총이익률의 원인이 신기술 개발, 신시장 개척과 같은 기업 혁신에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국내 통신사의 매출총이익률이 높은 이유는 단지 정부 보호하의 과점체제하에서 국민들에게 원가 대비 비싼 통신료를 부담케 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KT 주식을 사려고 안달이 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KT가 애플, 구글과 같이 혁신적이고 고성장하고 있는 기업이서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점시장에서 준독점력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원가 대비 매우 높은 통신요금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가치가 높은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국내 통신기업은 마르지 않는 샘물(현금)을 계속 퍼내고 있는 매력적인 기업인 것이다. 

 

결국, 정부의 친기업적 통신정책과 통신사업자의 이기주의로 인해, 안 그래도 불황으로 힘든 국민들의 고통이 비싼 통신료로 가중되고 있다. 반면에 외국인 투자자와 일부 재벌들은 배당잔치를 하고 있다. KT는 SK텔레콤에 비해 배당률과 배당성향은 낮으나, 외국인 주주들은 향후 강력한 지분율을 바탕으로 현재보다 더 많은 배당을 요구할 것이 자명하다. KT를 포함한 국내 통신사들은 국민들의 더 큰 저항에 부딪치기 전에 가계통신비 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  

김길태 랭키스탁닷컴 대표 

ㅇ성균관대학교 통계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수리통계학 석사)
ㅇ한국신용평가정보 기업신용평가모형 개발팀장 (2005년 ~ 2013년)
ㅇ現 상장기업 가치평가사이트 랭키스탁닷컴 (www.rankystock.com) 대표

김길태 랭키스탁닷컴 대표  rankystoc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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