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홈플러스 10만원 배상, KT는 무죄…솜방망이 판결 ‘파장’

홈플러스 10만원 배상, KT는 무죄…솜방망이 판결 ‘파장’

2018-01-19 14:01

 

홈플러스는 10만원 배상, KT는 무죄…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있어도 솜방망이 처벌

한 명만 소송해도 모든 피해자에게 손해배상 청구권 부여되도록 법 개정돼야

 

[보안뉴스 김경애 기자] 경품 행사를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넘긴 홈플러스가 패소해 1인당 10만원, 총 8,3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KT는 외부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도 기술적·관리적 책임에서 벗어나 무죄 판결이 선고됐다. 이를 두고 사법부의 잘못된 관행과 솜방망이 처벌이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반복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보안뉴스]

 

홈플러스 10만원 배상, KT는 무죄

홈플러스는 2011년부터 2014년 6월까지 3년간 고객들을 상대로 경품행사에서 회원정보를 불법 수집해 라이나생명, 신한생명 등에 231억 7천만원을 받고 팔아넘겼다. 홈플러스는 당시 개인정보가 적힌 행사 응모권 뒷면에는 1mm 크기의 아주 작은 글자로 사전 공지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정운)는 18일 피해자들의 단체소송 건에 대해 고객정보를 구입한 라이나생명보험, 신한생명보험, 그리고 홈플러스에게 1인당 5~20만원 총 8,365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외부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KT는 홈플러스와 반대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송인권 부장판사)는 KT 가입자 81명이 KT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 10만원 배상 선고와 달리 KT가 기술적·관리적·물리적 보호조치가 미흡했던 걸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KT가 퇴직자 계정의 접근권한을 말소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피해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솜방망이 처벌, 결국 개인정보 유출사고 반복 요인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입증 책임의 문제”라며 “KT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돼 피해를 본 사람이 분명히 있음에도 KT에 안전조치 입증 책임을 묻지 않아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GDPR에 대응한다고 개인정보보호법을 강화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정작 판결은 제대로 내려지지 않아 유감이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에 어느 기업이 보안예산을 책정하고 시스템 구축, 암호화 조치, 전담인력 양성 등 보안에 투자하겠냐”며 “미국의 경우 한 명이 소송을 걸더라도 모든 피해자가 배상 받을 수 있는 집단소송 제도와 달리 국내는 소송을 제기한 사람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단체소송제도 밖에 없다. 게다가 홈플러스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배상 금액이 10만원 정도로 미국에 비해 턱없이 약한 수준의 처벌이라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미국 집단소송법, 국내도 적용돼야

미국 건강보험 회사 앤썸의 경우 2015년 상반기에 발생한 사이버공격 집단소송에서 1억 5,000만달러(약 1,704억원)을 지급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는 그만큼 사고를 낸 기업에게는 강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미국 법이 밑바탕으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해당 협상은 캘리포니아 주 연방지방법원의 한국계 미국인 루시 고(Lucy Koh) 판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판사는 8월17일에 원고가 제출한 합의안을 청취했다. 

 

이에 따라 우리도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해 강한 처벌과 함께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행정안전부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홈플러스 사건의 경우 자체 소송의 한계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소송을 제기한 사람만 10만원의 배상을 받을 수 있는 해당 판결은 법적 효력이 약하다. 내부자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같은 불법적 관행을 깨려면 사법부가 좀더 엄격하게 판결해야 한다”며 “우리도 미국처럼 모든 피해자에게 손해배상 청구권이 부여될 수 있는 집단소송이 도입돼야 한다. 미국 앤썸 사건의 경우 1조 7천억원이 피해자에게 돌아간다. 강한 처벌로 경각심을 줘야 사회적 메시지도 크다”고 강조했다.

[김경애 기자(boan3@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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