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뉴스- 궁지에 몰린 알뜰폰, 구원투수로 떠오른 ‘상호접속’일본, 상호접속으로 통신비 낮춘 사례 있어…정부도 제도개선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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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정명섭 기자] 정부의 망 도매대가 인하 협상 발표에 실망감을 드러낸 알뜰폰 업계가 후속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이동통신사와 상호접속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되찾는 방안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정부도 관련 제도 개선에 긍정적인 입장이나 정작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할 알뜰폰 사업자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자들 사이에서 ‘상호접속’이라는 키워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상호접속이란 서로 다른 통신망을 가진 사업자가 서로의 망에서도 상호 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는 이동통신사로부터 망을 빌려올 때 음성과 데이터, SMS 등을 사용한 만큼 도매대가를 지불한다.

도매대가를 상호접속 기준에 따라 산정하면 현재보다 절반 이하로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알뜰폰업계의 주장이다. 상호접속료는 원가에 기초에 산정하기 때문이다. 현재 알뜰폰업계의 데이터 도매대가는 MB당 4.51원인 반면 상호접속이 가능한 일본의 경우 MB당 0.2원이다. 일본은 2009년부터 이동통신사와 알뜰폰사업자가 데이터간 설비 연결을 허용하고 있다. 그만큼 알뜰폰업계는 가격은 낮추면서 혜택은 높이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올해 7월 일본 이동통신사 KDDI는 알뜰폰의 파격 공세에 가입자가 이탈하자 자발적으로 통신비를 낮춘 바 있다.

이같은 논의가 재차 힘을 받게 된 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8일 발표한 망 도매대가 인하 수준이 당초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통신비 인하로 인한 알뜰폰 사업자의 피해가 예상되자 망 도매대가를 인하하고, LTE 정액제 요금 수익에서 알뜰폰이 가져가는 비율을 10%포인트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수익배분 협상 결과는 평균 7.2%포인트 상향에 그쳤고, 이 마저도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구간에서는 최대 3.3%포인트에 머물면서 당초 계획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 지원 약속을 믿고 이동통신사의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3만원대에 판매하는 반값 요금제를 선보인 CJ헬로와 KT엠모바일, 유플러스 알뜰모바일 등의 알뜰폰 사업자는 손실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익배분비율 조정 시 지난해에는 포함하지 않았던 데이터중심 요금제의 기본료 인하 분을 합치면서 알뜰폰업계의 실질적인 혜택은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최근 알뜰폰 사업자들 사이에서 상호접속이라는 키워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상호접속 설비 투자 100억원 이상…과기정통부 “제도 개선 나설 것”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선 상호접속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호접속을 위한 설비투자 비용을 감당할 사업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다.

상호접속을 하려면 접속제공교환기, 접속이용교환기, 상호접속회선, 접속점 등의 설비가 필요하다. 투자비는 8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까지 소요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설비를 유지, 보수하고 새로운 통신 기술에 따라 장비를 개선하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예상 투자비용은 100억원 이상이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사와 알뜰폰의 상호접속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설비 투자에 나서겠다는 사업자가 나오면 제도 개선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었으나, 현재는 사업자 유무에 관계없이 이동통신사, 알뜰폰과 관련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송재성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법을 개정해야 하는지, 관련 고시를 수정하면 되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라며 “상호접속에 대한 투자비가 높아 아직 이를 하겠다는 사업자가 없는데, 이와 상관없이 사업자들과 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를 할 계획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명섭 기자  jjms9@k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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