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낙하산 인사 황창규 KT회장은 2014년 취임 이후 ‘싱글KT'(KT는 모두 하나)를 외치며 무선사업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KT자회사 중 하나인 KT스카이라이프에도 무선사업팀이 신설되었다. 이때 비정규직으로 채용된 두 노동자는 2014년 입사부터 2017년 현재까지 소속이 4번 바뀌면서 일했으나 4월말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상태이다.
입사할 때 회사는 “계약직이지만 충분히 비전이 있다”는 말을 했다. 두 노동자는 소속이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떨었고 실적압박에 시달렸지만 KT스카이라이프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참으며 일했다. 그러나 네 번째 소속이 바뀌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노동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위장도급, 불법파견으로 노동청에 진정을 했다. 진짜사장인 KT스카이라이프가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회사는 2017년 1월말에 무선사업팀을 해체하였고 두 노동자의 자리를 빼고 매장 뒤 소방통로에 자리를 배치하는 등 현재까지 보복을 자행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16년 매출이 6천6백억원이 넘고 900여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곳이다. 박근혜정부의 낙하산인 황창규 회장처럼 KT스카이라이프 사장도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홍보수석을 역임했던 이남기 사장이다. 윤창중 성희롱사건으로 취임 3개월만에 퇴임하고 KT스카이라이프 사장으로 온 것이다. KT운영진 자체가 모두 적폐의 온상이다.
KT스카이라이프 소속 노동자 900여명 중 320여명이 정규직이지만 그들은 이번 사건을 외면하고 있다. 무선사업 자체를 반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같은 장소, 같은 업무를 하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회사로부터 차별받고 늘 고용불안에 떨어야 한다. 회사의 차별행위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정규직 노조가 그들의 해고에 눈감고 외면한다면, 정규직 노조 역시 KT의 운영진과 다를 게 없음을 스스로 자임하는 꼴이 될 것이다.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에 반대하는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와 기아자동차지부 판매지회를 닮지 않기를 바란다. 무선사업을 반대하기 때문에 연대할 수 없다는 변명은 옹색하기만 하다. 원.하청 자본에 맞서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처우개선을 함께 도모하는 게 마땅한 일이다. 내 밥그릇 빼앗길까봐 자본에 항변조차 하지 못하고, 매일 얼굴 마주하며 현장에서 함께 일했던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해고당하는 것에 함께 연대하지 못한다면, 민주노조라는 이름을 내걸기 힘들지 않겠는가.
노동자들이 살 길은 오로지 단결과 연대밖에 없다. 전체 노동자 노조가입률 10%, 비정규직노조 가입률 2% 내외에 불과한 기울어진 운동장 대한민국에서 KT스카이라이프 정규직노조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위와 처우를 보장받는 노동자계층에 속한다. 두말할 것 없이 해고에 직면해있는 두 노동자와 연대하여야 하고 문제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사업장 내 약자에게 눈 돌리지 않는다면 이기적인 이익단체로만 기능하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고, 시민사회의 거센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어제까지 함께 일한 동료가 자본의 폭력에 의해 거리로 나앉게 될 위기에 처하지 않았는가. 퇴색되어가는 민주노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도 연대는 마땅한 일이다. 자본에 의해 갈라치기 당한 노동자의 연대를 다시 되찾아야 한다. 작년과 올해 민심이 보여줬던 촛불의 힘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부패하고 부당한 것에 그 힘을 발휘하면 되는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KT스카이라이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반가운 연대투쟁의 소식을 기대하며, 촛불민심에서 우리가 그토록 외쳤던 것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되새겨보길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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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