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부터 접수된 전주 기울어짐 민원 방치하다 안전신문고 신고 뒤 졸속 파견… KT 하청 노동자 4m 추락
– 3분의 1 기울어진 전주 아래서 작업 진행, 현장의 기초적 안전관리마저 실종됐다
– 부산 5명 사상에 이은 연쇄 참사, 박윤영 사장은 다단계 하청 안전 외주화 중단하고 경영 기조 전환하라
먼저, 불의의 사고로 중상을 입고 고통 속에 계신 현장 노동자의 빠른 쾌유를 간절히 기원하며,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
또다시 국가기간통신망을 떠받쳐 온 현장 노동자가 일터에서 쓰러졌다. 지난 8월 19일, 제주도 통신공사 현장에서 케이블 작업을 하던 KT넷코어 하청업체 노동자가 4m 높이 고소작업차 버켓에서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다발성 중상을 입고 긴급 이송되었으며, 최근에야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았으나 정상적인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엄중한 상태다. 평생을 묵묵히 통신선을 지켜온 한 노동자의 삶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는 명백한 인재(人災)이자 예고된 참사다. 사고가 난 콘크리트 전주는 이미 올해 초부터 전주가 기울어졌다는 주민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위험 설비였다. 반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하던 회사는, 참다못한 민원인이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에 정식으로 신고를 접수하자 그제야 부랴부랴 작업자를 현장으로 내몰았다. 6개월간의 태만과 위험 방치를 덮기 위해 이미 1/3이나 전주가 기울어진 위험한 현장에 하청 노동자를 떠민 것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6월 25일 부산에서 2.5톤 크레인 차량 제동장치 결함으로 KT넷코어 협력사 노동자 5명이 사상(1명 사망, 2명 중상)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일어난 연쇄 참사다. KT가 비용 절감과 위험 회피를 위해 현장 선로 인력을 KT넷코어로 분사시킨 뒤, '원청 KT → 자회사 KT넷코어 → 1차 협력업체 →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 구조는 현장의 안전망을 완전히 와해시켰다. 위험한 작업과 안전 관리의 책임은 맨 밑바닥 하청 노동자 개인에게 떠넘겨졌고, 그 결과가 바로 이 끔찍한 추락이다.
박윤영 사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통신 본업 강화'를 외치며 향후 3년간 네트워크 분야에만 8조 원을 쏟아붓겠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화려한 언론 홍보와 달리 현장은 연초 민원조차 반년씩 뭉개는 가혹한 비용 통제 기조가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 기울어진 전신주 하나 바로 조치 하지 않아서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는 현실에서, 누구를 위한 8조 원 인프라 강화란 말인가. 허울뿐인 숫자로 노동자의 피와 눈물을 가릴 수는 없다.
인력도, 대금도, 안전도 아래로만 떠넘기는 구조에서 어떻게 국가기간통신망의 미래를 논할 수 있는가. 우리는 박윤영 사장과 경영진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제주도 전주 추락 참사 및 부산 참사에 대해 원청 KT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 노동자의 치료와 보상에 책임을 다하라.
하나, 6개월간 기울어진 전주 민원을 방치한 경위와 안전신문고 신고 후 벌어진 무리한 졸속 작업 지시 과정 전반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라.
하나, KT넷코어 분사로 고착화된 다단계 하청 구조와 위험의 외주화를 전면 재검토하고, 현장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 안전관리 체계와 안전 인력·장비를 대폭 확충하라.
하나, 3년간 8조 원 네트워크 투자가 말장난이 아니라면, 분기마다 현장 안전 설비 및 안전 인력 투자 집행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하나, 박윤영 사장은 홍보용 숫자에 기댄 경영을 중단하고, 현장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근본적인 경영 전환을 결단하라.
우리는 노동자의 생명을 비용으로 취급하는 위험의 외주화를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현장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가 만들어질 때까지 끝까지 싸우고 감시할 것이다.
2026년 9월 3일
KT새노조, KT서비스지부, HCN비정규직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