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김영섭 사장이 남긴 반인권적 구조조정과 해킹 사태, 이사회의 ‘셀프연임’ 논란까지 겹친 경영 혼란 속에서 취임한 박윤영 사장이 취임 100일을 맞게 되었다. 100일은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전임 경영진의 과오를 쇄신하고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다질 방향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지난 100일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박 사장은 취임 직후 낙하산 논란이 있던 인사와 불필요한 조직을 강도 높게 교체·정리하는 파격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했고, 반인권적 구조조정의 상징이던 토탈영업TF를 해체해 희생된 직원들부터 챙겼으며, 정보보안실을 신설하고 외부 보안 전문가를 영입해 해킹 사태 수습과 통신이라는 기본의 회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과거 청산까지는 좋았으나 회사가 앞으로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는 내부에 정리된 메시지가 없어 막연하다는 반응이 직원들 사이에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취임 100일 타운홀 미팅은 의미가 있었다. 박 사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다수 임직원 앞에서 직접 회사의 중장기 방향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자리였다. 특히 박 사장은 KT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회사의 미래 방향을 늘 언론을 통해 먼저 접해야 했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내부 소통부터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우리는 이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직원이 회사의 중요한 계획을 외부 언론으로만 접해야 하는 상황이야말로 KT의 오랜 불통의 조직문화를 방증하기 때문이다.
이날 제시된 AI 토큰 팩토리, 위성통신 강화 등 미래 사업 방향에도 공감한다. 박 사장이 “우리 회사의 출발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시설 기반”이라며 그동안 보수적이던 네트워크 투자를 적극적으로 전환하고 통신 본업에 충실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우리가 줄곧 요구해 온 통신 공공성 강화, 본업 중심 경영과 맥이 닿는다. 최근 SK텔레콤의 15GW 규모 AI데이터센터 구축이 업계의 화두가 되는 동안 1위 사업자 KT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다는 문제의식이 내부에 있었는데, 박 사장 역시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박 사장이 지금과 같은 내부 소통 노력을 이어가고 통신의 기본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사업에 대한 중장기 전략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아울러 오늘의 타운홀이 일회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번에는 사전 선발을 거친 일부 임직원이 현장에 참석하는 방식이었던 만큼, 앞으로는 참여 대상을 본사와 현장의 전 직원으로 더욱 확대하고 이런 소통의 자리를 정례화해 나가길 바란다.
2026년 7월 3일
KT새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