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석호익·김은혜·윤종화…‘낙하산 올레!’ | |
이 회장 올땐 정관까지 고쳐 석 부회장 2년만에 총선출마 김씨도 통신 관련 경력 전무 윤씨, 종편투자 자회사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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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권 기자 | |
케이티(KT)는 엄연한 민간기업임에도 현 정부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 수용소’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이석채 회장부터가 논란의 당사자다. 이 회장이 경쟁관계 회사(에스케이씨앤씨·엘지전자)에서 사외이사를 지내 회사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 자격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케이티는 긴급이사회를 열어 정관을 고친 뒤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케이티는 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한나라당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주요 보직을 꿰차는 낙하산 천국으로 탈바꿈했다.
이번에 종편 4곳에 투자한 자회사 케이티캐피탈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윤종화씨가 지난 4월 감사로 부임했다. 내년 총선에 다시 나서겠다며 지난 9월 물러난 석호익 부회장은 케이티에 둥지를 튼 낙하산 인사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석 부회장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출마해 낙마한 뒤, 2009년 논란 속에 케이티 부회장으로 부임했다. 석 부회장은 지역구 출마에 뜻을 두고 있어, 케이티 직책이 경력 관리용이자 총선 대비용이라는 지적이 당시부터 높았음에도, 이 회장은 끝내 인사를 강행했다. 부회장은 회장에 이은 서열 2위 자리임에도, 등기이사도 아니어서 경영 책임은 지지 않고 직함과 보수만 높은 ‘경력 관리용’ 자리다. 케이티는 석 부회장이 2년 만에 총선 출마를 위해 그만두자 2년 전 만들었던 부회장 자리마저 없애버렸다. 지난해 말 정계 진출설이 있던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이 케이티에 그룹미디어커뮤니케이션실장(전무)으로 부임할 때도 낙하산 논란은 일었다. 김 실장은 <문화방송> 앵커 출신으로 통신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데다, 김 실장을 위해 기존에 없던 직책이 회장 직속으로 만들어졌다. 50대 전무가 대부분인 케이티에서 30대 전무 인사도 파격적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해 케이티 사내이사의 평균연봉은 15억1000만원으로, 에스케이텔레콤(10억5800만원)보다 50% 가까이 높다. 하지만 직원들은 정반대였다. 지난해 직원 평균연봉은 에스케이텔레콤이 6400만원인 데 비해 케이티는 5867만원으로 오히려 낮았다. 이해관 케이티 새 노조위원장은 “올해 들어서만 케이티 노동자 14명이 자살과 돌연사 등으로 숨졌다”며 “이 회장이 낙하산 인사 수용과 종편 투자로 정권 코드 맞추기 경영을 해왔는데, 국민을 위한 보편적 통신서비스를 통해 사랑받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