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앙-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정규직화 막아 KT스카이라이프 ‘정규직 이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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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정규직화 막아
KT스카이라이프 ‘정규직 이기주의’
    2017년 07월 25일 07:41 오후
 

KT스카이라이프에 의해 3년간 반복적인 쪼개기 계약에 시달려왔던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조합인 스카이라이프지부의 반대로 정규직 전환에 발목이 잡혔다. 기아자동차 정규직 노조의 비정규직 노조 분리 방침에 이어 정규직노조의 이기주의에 대한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KT새노조, 희망연대노조, 공공운수노조 등으로 구성된 KT스카이라이프비정규직사태해결위한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5일 성명서를 내고 “정규직 노동조합인 언론노조 스카이라이프지부에서 비정규직 청년노동자들의 채용을 반대하고 나섰다”며 “4년간 비정규직 청년들과 같이 일하며, 이들의 사정을 잘 아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하고 도와주기는커녕 이들의 채용을 정규직들이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대위는 스카이라이프지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방해 중단을 비롯해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연대 등을 공식 요구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염동선 KT스카이라이프비정규직노조(KT새노조 스카이라이프지회) 위원장 등 2명은 회사로부터 특별채용 형태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았다. 3년 동안 4번의 쪼개기 계약을 당하고 투쟁 끝에 이뤄낸 성과였다.

앞서 염 위원장 등은 KT의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가 신설한 무선사업팀 경력사원으로 입사해 대리점 관리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다. 당연히 스카이라이프 소속 직원으로 채용되는 줄 알고 입사를 결심했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프는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KTIS와 8개월 도급계약을 하도록 했다. 이후엔 스카이라이프 계약직으로, 프리랜서로, 다시 KTIS와 계약을 맺는 등 계속해서 소속업체와 고용형태가 바뀌는 고용불안을 겪어야 했다.

염 위원장 등은 KTIS와 계약을 맺고 있지만 진짜 사용자는 스카이라이프라며 위장도급, 불법파견으로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냈다. 그러나 노동청은 위장도급,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회사의 편에 섰다. 염 위원장은 지난 4월 말 계약 만료를 이유로 해고됐고, 지난 3월 노동조합을 만들어 지난한 싸움을 이어갔다.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하는 스카이라이프 비정규직 노동자(사진=kt새노조)

KT스카이라이프의 쪼개기 계약 문제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고,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그들을 만나기도 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문재인 정부 정책기조에 따라 올해 1만 명의 채용을 약속, 염 위원장 등 2명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특별채용 형태로 정규직 채용을 약속했다.

그러던 중 돌연 정규직 노조인 스카이라이프지부가 이들의 정규직 채용을 반대하고 나섰다. 당초 집행부에선 이들에 대한 정규직 채용에 이견이 없으며, 무기계약이 아닌 정규직 형태로 채용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회사에 발송했다.

문제의 시작은 일부 조합원들이 염 씨 등의 정규직 채용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스카이라이프지부 집행부는 대의원대회를 개최, 표결을 진행했고 정규직 채용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결과가 나왔다.

노조는 어떤 이유에서 정규직 채용을 거부하는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노조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들의 정규직 채용 이후 복수노조 분열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스카이라이프가 KT와 합친 후 당시 노조의 반대에도 회사는 무리하게 휴대폰 영업과 관련한 무선사업팀을 만들었다. 정규직 채용에 반대하는 일부 조합원들은 염 씨 등이 휴대폰 사업을 하는 무선사업팀 소속이라는 점도 문제로 삼고 있다. 당초 노조가 설립을 반대했던 부서 소속의 노동자라는 것 자체에 반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반대 이유에 대해선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당시 결정을 강행한 것은 회사였고 염 위원장 등은 회사의 채용공고에 따라 입사한 것뿐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결정에 대한 반감을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민주노조인 민주노총 언론노조 스카이라이프지부가 위장도급, 쪼개기 계약 등 회사의 노동적폐에 눈감고 정규직 채용까지 반대하는 것에 대해선 노조 안팎으로 “정규직 노조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염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자신들의 반대 무릅쓰고 만든 팀 소속 노동자 처우까지 책임지기 싫다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지부 한 관계자 또한 “정규직 채용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정규직 노조의 이기주의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회사는 노조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자, 기다렸다는 듯 정규직 채용 절차를 중단했다. 규정상 노조와 채용 문제를 ‘협의’하도록 돼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규정에 따르면 회사는 이 문제에 관해 노조와의 ‘합의’, 즉 노조의 동의를 얻지 않아도 채용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더욱이 노조 집행부는 아직 대의원대회에서 정규직 채용에 반대한다고 한 결과를 회사에 공식적으로 알리지도 않은 상태다. 그런데도 회사는 채용절차를 중단했다.

스카이라이프지부 집행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채용과 관련해 조합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간담회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상급단체인 언론노조도 간담회 진행해 대의원들을 설득할 예정이다.

공대위는 이날 성명서에서 “복잡하게 얽히고설키어, 누가 적폐세력이고 무엇이 해결되어야 할 우선 과제인지가 뒤틀린 대한민국 현실의 압축판”이라며 KT스카이라이프지부의 비정규직 채용 반대 결정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한국사회의 큰 비극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앞장서 비정규직을 배제하는 현실”이라며 기아자동차 노조의 비정규직 노조 분리 결정, 금속노조의 자동차판매 노동자 가입 거부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이런 비극이 KT그룹에서 재현돼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스카이라이프 정규직 노조는 이들 비정규직 청년 문제 해결에 뜻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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