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불법적으로 허가됐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불법적으로 허가됐다”

[추적] 공청회에서 청문회까지, 5개월 걸친 케이뱅크 불법 인가 의혹을 쫓다

등록 2017.07.16 21:46수정 2017.07.16 21:50

 
16일 김영주 의원실에서 케이뱅크 은행업 불법 인가 관련 보도자료가 떴다. 이 보도자료를 보면서 지난 5개월 동안 케이뱅크의 문제와 씨름해왔던 날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거미줄 같은 법령의 미로를 헤매며,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증거를 추론하며 한걸음씩 나간 시절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확신하고 있었다. 이 길이 언젠가 꼭 진실로 이끌어 주리라는 것을. 정확히 10년전 론스타 때 그랬던 것처럼. 비유건대 이런 것이다. 
미대 입시를 치르는데 수능과 실기고사로 선발한다고 하자. 경쟁률은 1.5대 1. 그런데 한 수험생이 그날 실기고사를 망쳤다. 그 전날 손목이 삐끗해서 제대로 붓을 쥘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심사교수는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그러니까 이 수험생이 입시관리위원회에 가서 애원하기를 “제가 예전에 모의고사 때는 잘했거든요. 그러니까 그 점수하고 이번 실기 점수하고 평균해서 평가해 주세요.” 그러니까 입시관리위원회가 “그것도 말되네. 그래라.” 수험생이 그걸 들고 쪼르르 심사교수에게 갔다. “위에서 괜찮대요.” 그래서 그 수험생은 예선을 통과했다. 그 때문에 다른 학생 한 명은 탈락하고. 탈락한 학생은 울었다.

본선이 다가왔다. 문제는 이 학생의 손목이 아직도 낫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기 고사 보면 또 문제가 발생할 것이 뻔했다. 수험생도 걱정이지만 입시관리위원회도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잘못하면 예선에서 이 수험생한테만 과거 성적까지 합산해서 평가해 준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입시관리위원회는 결단을 내렸다. 

입시요강에서 실기고사 평가 항목을 아예 삭제해버렸다. 수능성적으로만 선발한다고. 이유는 “경제학과 보니까 실기고사 없이 수능으로만 선발하더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 그랬다”는 것이다. 이 학생은 입시요강의 맞춤형 변화에 힘입어 늠름하게 대학생이 되었다. “이것도 실력이다”라면서.

이제 독자들과 그 5개월간의 여정의 일단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것을 공유하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진실의 참 모습과 그 의미를 더 잘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그동안 필자가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었던 많은 분들께 감사를 표시하기 위함의 뜻도 있다. 글이 약간 길더라도 독자 여러분의 양해와 인내를 부탁드린다.

 

[장면 1] 2017년 2월 20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공청회장

▲ 지난 4월 서울 광화문에서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이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을 발표하고 있다. ⓒ 케이뱅크

이 공청회는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인터넷전문은행 문제의 참모습을 드러내는 분수령이었지만, 그때는 필자를 포함해서 아무도 그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관련 속기록은 제20대국회 제349회 제4차 정무위원회 (2017년 02월 20일) 속기록을 보시면 된다).

공청회는 그럭저럭 흘러갔다. 그런데 필자에게 첫 번째 영감을 주는 장면이 눈앞에서 전개되었다. 이학영 의원이 심성훈 진술인과 일문일답을 하는 과정에 한 구절이 머리를 꽝 때렸다.

◯이학영 위원 올해 사업계획이 나와 있습니까? 
◯진술인 심성훈 예, 그렇습니다. 
◯이학영 위원 올해 사업계획 대출금액 총액이 얼마입니까? 
◯진술인 심성훈 저희들 한 4000억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학영 위원 현재 자본금 가지고 부족하다는 이야기이지요? 
◯진술인 심성훈 예, 수신을 저희들이 하긴 하겠습니다마는……
◯이학영 위원 유상증자를 해야 되겠는데 4% 규정 때문에 할 수 없다 그런 입장이지요.
◯진술인 심성훈 그런 상황입니다.
(중략)
◯이학영 위원 그러니까 유상증자를 하려면 KT가 하려고 하는데 KT 대주주의 소유지분이 10%를 넘기 때문에 못 한다, 그래서 그것을 풀어 달라는 이야기이지요? 
◯진술인 심성훈 예, 그렇습니다. 
◯이학영 위원 다른 주주들이 더 할 수 있는 여력은 아직 모르는 거지요? 
◯진술인 심성훈 예, 그렇습니다. 

어? 이거 이상한데? 필자의 5개월간의 여행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왜냐하면 이 문답이 현행 은행법 규제상 “말이 안되기 때문”이었다. 은행은 “건강한 재무상태를 가지고 영업할 수 있을 때에만” 인가를 내주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은행이라고 정부가 인가 도장을 쾅 찍어 주었다는 뜻은 “그래, 내가 보니까 너는 건강해서 지금부터 몇 년(정확히는 3년) 동안은 아무 문제 없겠구나. 도장 찍어줄테니 은행 잘 해봐”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아직 영업을 시작도 하지 않은 신설 은행이 1년도 안돼서 자본금 부족에 빠진다고? 

그런데 법이 안 바뀌면 아무도 증자를 못한다고? (KT는 법 때문에 못하고, 다른 주주들은 더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 잘 모르겠고) 이게 말이 돼?

이학영 의원이 필자에 질문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이학영 위원 (중략)
하나는 유상증자가 불가능해서 운영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지금 4000억 정도 대출을 해 줘야 되는데 현재 3500억인가 그 정도밖에 없어서 그런 부분에 막혀 있어서 풀어 달라는데, 거기에 대한 입장을 간단히 말씀해 주시고요.
◯진술인 전성인 (중략)
은행법에 따라서 인가가 나가려면 향후 몇 년 동안 이 기업이 은행법의 인가로 영업할 때 제대로 된 사업계획이 있느냐를 심사를 했어야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당장 현재 상태에서 1년도 안 돼서 증자 문제가 발생하는 쪽에 인가가 나갔다면 둘 중의 하나입니다. 은행업 인가를 받지 않고 딴 인가를 염두에 두고 인가가 나갔든가, 그것은 법 개정 이전에 그런 일이 나갔든가 아니면 감독이 어떻게 된 거냐라는 것이지요. 

공청회장 분위기는 일순 빙하시대처럼 차가워졌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조차 먼저 “이것에 대해서 정은보 부위원장님께서 말씀을 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세요”라고 답변을 종용했다. 

정 부위원장은 횡설수설 전혀 질문과 관계없는 답을 했고, 필자는 그런 정 부위원장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때 필자는 앞으로 긴 여행이 시작될 것은 직감했다. 아마 정 부위원장을 포함한 금융위 공무원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장면 2] 2017년 6월 29일 “선생님, 제3차 답변서 왔어요”

▲ 지난 4월 케이뱅크 개소식에는 황창규 케이티회장(맨왼쪽), 심성훈 케이뱅크은행장(가운데),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장(맨 오른쪽) 등이 참석했다. ⓒ 케이뱅크

2월 20일의 공청회가 끝난 후, 공청회 회의장에 감돌았던 빙하시대를 파악해서 보도한 언론사는 없었다. 오히려 최초 영업개시를 앞둔 케이뱅크 관련 기사들이 화려하게 언론을 장식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개소식에 참여했고, 금융위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뿌렸다. 

필자가 공동작업을 부탁한 곳은 참여연대였다. 솔직히 여기밖에 부탁할 곳도, 이 작업의 중요성을 믿고 동행해 줄 곳도 없었다. 참여연대는 필자와 함께 케이뱅크의 자본확충 능력에 관한 질의서를 수차례 금융위에 보냈다. 금융위의 답변은 횡설수설이었다. 여러 전문적 내용이 왔다갔다 했지만 핵심은 다음과 같았다.

제1차 질의: 케이뱅크가 인가서류중 하나인 자본확충계획을 제출했나? 했다면 자본확충을 어떻게 하겠다고 말했나?
제1차 답변: 자본확충계획 냈다. 모든 주주들이 현재의 지분율 비례로 증자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제2차 질의: 그런데 왜 케이뱅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식의 비례적 증자방안이 현실성이 없다고 그러느냐? 인가 계획서 낼 때 거짓말로 쓴 거냐?
제2차 답변: 아, 그게 아니고. 비례적 증자 방안을 기본으로 하되, 그게 실패할 경우 실권주를 기존 주주나 제3자에게 인수시키는 방안도 냈다.
제3차 질의: 왜 답변이 오락가락하냐? 그런데 실권주를 기존 주주가 떠안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기존 주주 선에서 해결이 안되어서 제3자에게 손 벌리는 것을 “충분한 증자 능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냐? 

여기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드디어 답변이 왔다는 것이다(실제 금융위 답변은 6월 27일이었으나 참여연대 내부 사정으로 필자에게 전달된 것은 29일이었다). 그런데 두둥. 드디어 금융위가 백기를 들었다. 물론 앞에 이런 저런 말들이 있었지만 필자의 시선이 멈춘 곳은 다음 한 줄이었다.

▲ ⓒ 전성인

위 답변을 뼈대만 추리면 “케이뱅크 증자의 성공 가능성은 유동적이므로 현재 시점에서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인가가 나갔지? 나갈 수 없고, 나갔다면 위법한 것이다. 여행을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나서 얻은 첫 번째 수확이었다.

[장면 3] 2017년 7월 4일 ‘은행업 인가, 무엇이 문제인가’ 정책토론회

▲ 금융위원회 ⓒ 전은정

그 뒤 약 2주일 동안은 그야말로 앞이 꽉 막혔다. 자본확충 능력의 미비에 대해서는 금융위에 진상조사 요청서를 보내면 된다. 그러나 금융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 자기들 잘못이 드러날 텐데 조사할 리가 만무했다. 

거기다가 문재인 정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금융위원장 후보로 관료들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금융위를 해체하기는커녕 관료의 힘을 빌어 무언가를 해 보겠다는 것이다. 아직도 꿈을 못 깨고.

무엇인가 더 확실한 것이 필요했다. 그것은 결국 법률적인 요건의 불충족 밖에 없었다. 그 외의 모든 재량적 판단의 영역은 금융위가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고 주장하면 그 뿐이다. 그때부터 필자는 은행법과 시행령, 감독규정 그리고 각종 별표와 별책서식까지 다 뒤졌다.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7월 4일 토론회는 박용진 의원실의 이름을 빌어 씨티은행 지점 폐쇄의 문제점을 다루는 토론회였다. 씨티은행이 그동안에 운영하던 지점 약 80%를 폐쇄하겠다고 하여 노조에서 마련한 토론회였다. 다만 이 문제를 노동의 문제로 접근하면 “경영상의 필요 때문에 해고”하겠다는 회사측 논리를 당해낼 수 없으니, 은행법 개정쪽으로 접근한 것이었다. 인가 조건을 정비하자고. 

필자는 법 개정보다는 현행 은행법을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문제를 풀자고 했다. 왜냐하면 법 개정으로 가면 현재의 노동자들을 보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토론회 중에도 계속 물끄러미 은행업 인가 규정 등을 보고 있었다. 그때 또 쾅 하고 무엇인가가 머리를 때렸다. 대주주 적격성 요건이었다. 그래 맞아. 이거였어.

그때까지 필자는 케이뱅크의 주주인 우리은행이 케이뱅크의 지분 10%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금융자본이고, 우리나라 은행법은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아닌 한, 은행 주식을 10%까지 자유롭게 소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KB 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주식을 10%를 가지고 있는데 이게 아무런 문제가 안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케이뱅크 주식 10%를 가진 우리은행은 카카오뱅크 주식 10%를 가진 국민은행과 처지가 달랐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은행법상 대주주”이기 때문이었다. 대주주는 별도의 적격성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금융자본이건 산업자본이건 가리지 않고 무조건. 눈이 확 트였다.

우리은행이 충족해야 할 대주주 적격성은 은행법 시행령 <별표 2>에 규정되어 있는 4가지 조건이었다. 그 중 처음부터 눈길이 꽂힌 것은 제2호 즉 “부채비율 200% 이하”였다. 우리은행은 부채비율이 1,300%도 넘는다. 그런데 어떻게 이 조항을 통과했을까? 

금융위가 이 조항은 비금융회사에만 적용된다고 “탄력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필자는 이에 반론이 있다. 그러나 너무 전문적이고, 이미 충분히 긴 글이라서 다른 기회로 넘긴다). 할 수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후퇴했다.

그 다음에 남은 조건은 제1호 조건 즉 “금융위가 정한 재무건전성 기준을 충족할 것”이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BIS 비율 8%를 넘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은행치고 이 비율을 못 넘으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다. 그러고 보니 흠 잡을 곳이 없었다. 처음으로 “여기서 접어야 하나?”라는 좌절감이 들었다.

[장면 5] 2017년 7월 11일 새벽 6시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필자가 케이뱅크 추적을 거의 접었을 때 쯤이었다. 이름을 공개할 수 없는 한 지인이 2015년 7월 31일에 금융위와 금감원이 공동으로 발간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관련 매뉴얼을 보내 주었다(이것은 지금도 금감원 홈페이지 업무자료 중 업무해설서의 은행 편에 게시되어 있다). 

거기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부분을 보다가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다. 위에서 말한 재무건전성 요건 중에  “금융위가 정한 기준을 충족할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업종의 평균치 이상일 것”이라는 조건이 또 하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맞아, 이런 조건이 있었지.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산해 보았다. 케이뱅크는 2016년 9월 30일에 은행업 본인가를 신청했다. 그때는 9월말 자료는 아직 안 나왔을 것이니 우리은행은 6월말 자료를 썼을 것이다. 2016년 6월말 현재 우리은행 BIS 비율 13.67%, 국내 평균치는? 14.3%. 미달이다!!

필자는 계산을 해 놓고도 눈앞의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몇 번을 확인해도 틀림없었다. 우리은행은 대주주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했던 것이다. 드디어 잡았다고 생각했다. 혹시 몰라서 외부로 공개하기 전에 늘 까다로운 계산을 할 때면 검산을 부탁드리는 또 다른 지인에게 연락했다. 

“이 계산 맞는 것이지요?”
“아닌데요?” 

되돌아온 답은 뜻밖이었다. 그럴 리가. 그 분 말이, 

“‘평균치 이상일 것’이라는 조건이 없는데요?” 
“어? 그럴 리가요. 매뉴얼에는 그런 조건이 추가로 있는데요? 제 기억에도 이 조건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래서 시행령의 연혁을 다시 뒤졌다. 그랬더니 두둥. 인터넷은행 본인가 신청 직전인 2016년 6월말에 금융위원회가 시행령에서 이 조건을 슬그머니 삭제해 버렸던 것이다. 이유 따위는 없었다. 흐음.

그러나 케이뱅크 인가는 어쨌든 합법이다.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시행령까지 바꿔 주었는데 어쩌랴. 이제는 정치적 논쟁만 남을 뿐이다. 그때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본인가 때야 시행령을 바꿨으니 합법이 되었지만 그것 바뀌기 이전인 예비인가 때는? 예비인가 때는 시행령이 바뀌기 전이니까 종전 규정대로 “업종 평균치 이상일 것” 조건을 충족했어야 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예비인가 때 우리은행이 사용했을 숫자들을 점검했다. 케이뱅크는 2015년 10월 1일 예비인가를 신청했으니 사용한 숫자는 역시 그해 6월말 숫자였으리라. 2015년 6월말 현재 우리은행 BIS 비율 14.0%, 국내은행 평균치는? 14.09%. (예비인가 당시에 사용했던 잠정치로는 14.08%) 역시 미달이었다!! 

드디어 잡았다!! 5개월의 여정에 비로소 끝이 보였다. 밖을 보니 동이 터오고 있었다. 그 다음부터 관련 자료를 부탁하고 이 사실의 진면목이 공표되는 것은 일사천리였다. 이 자리를 빌어 문제 의식을 공유해 준 김영주 의원실에 감사드린다.

케이뱅크 은행업 불법인가, 누구의 책임인가?

필자는 우리은행을 탓할 생각이 없다. 팔 비틀려 끌려 들어간 것일 뿐이다. 민영화 와중에 제 코가 석자인데 어디 귀찮은 타은행 출자를 검토했겠는가(실제로 우리은행은 사업보고서에 케이뱅크 출자의 목적을 “정책적 출자”로 기술하고 있다. 끌려 들어갔다는 뜻이다).

금융스캔들만 나면 늘상 희생양이 되던 금감원도 잘못이 없다. 오히려 김영주 의원실 자료를 보면 금감원은 문제를 제기한 쪽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잘못은 금융위 탓이다. BIS 비율이 모자라면 거기서 끝이다. 외부 평가위원회 심사대상에 끼지도 못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늘 밝혀진 바에 의하면 유권해석까지 해서 살려 주었다는 것이다. 나중에는 시행령까지 바꿔서 문제 규정 삭제하고. 

이건 누구의 탓으로도 돌릴 수 없다. 이제까지 금융위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금감원에 그 허물을 미뤄왔다.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이 문제가 될 때마다 당시 김석동 위원장은 “대주주 적격성은 금감원이 심사하는 것”이어서 금융위는 잘못이 없다고 빠져나갔다. 그런데 16일 김영주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유권해석은 금융위가 해 준 것이 확실하다. 시행령 개정 또한 금감원에 절대로 미룰 수 없는 금융위만의 문제다.

금융위가 혹시라도 억울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자기도 팔 비틀려서 이런 일을 한”경우 뿐이다(필자는 그 가능성을 높이 사지는 않지만). 그것은 검찰의 영역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건 금융위가 이 크나큰 허물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이번 사건은 관치금융 청산이 왜 금융개혁의 가장 중요한 꼭지 중의 하나인지를 잘 보여준 사례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 현행 금융법 체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관료의 불법적 행위에 의해 결국 일어났기 때문이다. 

금융은 법령으로 지탱되는 산업이다. 따라서 관치금융과는 상극이다. 금융을 발전시키려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금융위를 철저하게 해체하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 아니 오히려 관료에게 기대려 하고 있다. 

17일은 새로운 금융위원장 청문회가 있는 날이다. 공청회로 시작된 케이뱅크 여정이 끝을 맺는 날이다. 케이뱅크가 끝이 날지 금융위가 끝이 날지 지켜보기로 하자. 

덧붙이는 글 전성인 기자는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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