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KT 황창규 회장, 꺼지지 않는 퇴진설 잠재울 수 있을까

KT 황창규 회장, 꺼지지 않는 퇴진설 잠재울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7.06.13  14:51:42

 
   
▲ KT 황창규 회장ⓒ뉴시스

KT, 정권 교체기마다 역대 수장 교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퇴진 압박’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최근 연임에 성공한 KT 황창규 회장이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 역시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정권 교체기마다 역대 수장이 교체돼왔기에 이번에도 KT의 흑역사가 반복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또한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 점이 연임에 있어 걸림돌이 될 것이란 말이 KT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KT 흑역사…정권교체기마다 외풍에 ‘흔들’

KT는 과거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가 됐음에도 역대 정권교체기마다 외풍에 시달려왔다. 정권교체기마다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 퇴진했던 흑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

KT는 2002년 5월 민영화가 된 이후 현재까지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등 4명의 회장들을 거쳤다.

연임의사를 밝혔다가 스스로 중도사퇴한 이용경 사장을 제외한 남중수, 이석채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으나 모두 정권 초기 검찰 수사를 받고 임기 도중 사임을 하는 일을 겪었다.

남중수 전 회장은 2005년 8월 KT 회장으로 취임한 후 2008년 2월 연임에 성공했으나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납품업체로부터 하청업체 청탁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받고 인사청탁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그는 연임 성공 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회장직을 내려놔야 했다.

2009년부터 KT를 이끌었던 이석채 전 회장 역시 2012년 연임에 성공했으나 130억원대의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으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지목되던 이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청와대의 사퇴 종용설에 시달리다가 결국 연임 이후 1년 반 만에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 횡령 혐의에 대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횡령과 배임 혐의로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석채 전 KT 회장에 대해 대법원은 무죄라고 판단하면서 결과가 뒤집어졌다.

이 때문에 KT의 회장직은 민영화 이후에도 외풍에 시달린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KT 지분의 10%를 소유하고 있는 등 사실상 정부의 입김에 휘둘려 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순실 게이트 의혹…위태로운 연임 완주할까

이번에 연임에 성공한 황 회장이 역대 정권교체기마다 수장이 중도 퇴진했던 KT의 흑역사를 끊어내고 두 번째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KT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는 1월 26일 회의를 열고 황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사외이사 7명 전원, 사내이사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된 CEO추천위가 만장일치로 황 회장의 연임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

앞서 황 회장이 같은 달 6일 공식적으로 연임 의사를 밝혔음에 따라 CEO추천위는 이후 20일간 심사를 진행해 31일 이사회 의결 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황 회장이 차기 회장에 최종 선임될 예정이었다.

황 회장은 이사회 의결 뒤 3월 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에 최종 선임됐다. 연임에 대한 표결 결과는 만장일치였고, 그는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빅데이터·인공지능·플랫폼 사업 등을 융합해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로써 황 회장은 2020년 정기 주총까지 3년간 더 KT를 이끌게 됐다.

그러나 벌써부터 황 회장의 연임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 이유는 황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 연루됐기 때문. 그는 낙하산 인사, 부정 청탁, 일감 몰아주기 등의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KT는 지난해 미르재단에 11억, K스포츠재단에 7억을 각각 기부, 총 18억원을 출연했다. 또한 최순실 씨 측의 요구를 받고 차은택씨 측근인 이동수씨와 신혜성씨를 KT의 광고담당 임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뿐만 아니라 최순실씨가 실소유주인 광고 대행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의 광고를 몰아준 사실도 확인됐다.

이 때문에 KT 새노조와 시민단체,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순실 부역자’라는 비판을 하며 황 회장의 연임을 강도 높게 반대했다. 그들이 황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공통적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황 회장에게는 KT를 이끌 자격 자체가 없다는 것.

특히 KT새노조는 지난달 25일에도 성명을 내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KT새노조는 “황창규 KT회장은 ‘박-최 국정농단 사건’의 부역자라는 꼬리표를 달고서, 올해 3월 KT새노조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정농단에 연루된 이사들의 셀프 추천을 통한 연임에 성공했다”며 “그 결과 KT는 적폐와 CEO리스크만 안게 됐고, ‘국민기업’의 이미지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황 회장은 같은 달 28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열린 ‘KT 코포레이트데이(기업설명회)’에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주주와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투명한 경영활동을 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 및 재발방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2기 경영 선언을 하며 황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털어내고 남은 임기를 반드시 채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각종 논란 속에서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된 황 회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이런 상황에 황 회장이 KT의 흑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무사히 임기를 완주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경은 기자 lketoday@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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