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 ‘걸리면 죽는다’ 윤석열 등판에 재계 촉각

‘걸리면 죽는다’ 윤석열 등판에 재계 촉각

재벌수사 관행 깨고 원칙수사 이뤄질듯…황창규‧담철곤 수사 주목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김주현 전 대검차장의 이임식에 참석해 밝게 웃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김주현 전 대검차장의 이임식에 참석해 밝게 웃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에 충격 받은 곳은 법조계뿐만이 아니다. 원칙수사로 정평이 난 만큼, 대기업 수사 관행 또한 대변혁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재계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검찰 내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사 중 하나는 재계 수사로 꼽힌다. 윤석열 지검장의 절친이자 재벌들의 저승사자로 이름을 날렸던 특수통 남기춘 전 서울서부지검장 조차 현직 시절 “권력보다 재벌수사가 어렵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한 검찰 관계자는 “대기업 관련 건이 오면 아무래도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검찰이 비판받아온 재벌수사 관행은 크게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수사를 해놓고 일부 내용만 공개하거나 오랫동안 진행하지 않는 경우, 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수사 자료를 넘겨받고 가볍게 처리하는 경우,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하는 경우 등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수차례 재벌들을 검찰에 고발해 온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재벌을 고발하면 해당 사건을 대형사건을 다루는 특수부가 아닌 형사부에 배당하는 경우가 많고 결국 유야무야 되는 경험들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번 윤석열 지검장의 등판은 향후 재벌관련 고발 사건 및 수사에 상당한 지각변동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윤 지검장은 정권 입맛을 고려하지 않는 원칙수사로 유명하다. ‘대윤’이라는 그의 별명은 커다란 체구와 더불어 담대한 수사 스타일 때문에 붙여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윤석열 지검장 임명을 보니 향후 총장으로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 올 것 같다”며 “앞으로 재계 수사가 빡빡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윤 지검장 스타일상 정권에 충성하는 식의 재벌 수사는 지양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수사대상이 되면 원칙적으로 밀고 나가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란 게 재계 및 정치권의 전망이다.

우선 현재 검찰에 고발돼 있는 사건들부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황창규 KT회장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과 KT새노조로부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것과 관련해 이승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돼 있다. 지금까진 수사가 속도가 나지 않았지만 향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참모들에게 재수사를 전격 지시한 것도 변수다.

200억 원대 횡령혐의의 담철곤 오리온 회장도 새 정권 들어 더욱 매서워질 서초동 칼바람에 맞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담철곤 회장의 횡령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처형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과 전직 임원 등이 담 회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한데 이어 지난 3월엔 약탈경제반대행동, 동양그룹채권자비상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가 미술품 반출로 횡령을 했다고 추가 고발한 상태다. 담 회장은 2011년 300억 원을 횡령·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바 있다.

이 외 기업들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벌어질 고발 건에 대해 예의주시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일단 사건이 접수되면 과거와 다르게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게다가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로 과거처럼 경제인 사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더욱 신경쓰는 눈치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검찰 개혁의 칼끝이 재계로 향할 지 걱정”이라며 “일단 윤석열 지검장에 이은 총장 인선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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