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단독] KT 계열사 동원, 꼼수 공공입찰 ‘논란’

[단독] KT 계열사 동원, 꼼수 공공입찰 ‘논란’

2017-05-22 14:29:27

– 대전시 120콜센터 KTcs로 재하청…업계 “계약 위반 사유”

[프라임경제] KT(030200·회장 황창규)의 대전시 120콜센터 선정과 관련한 계약위반 논란이 번지고 있다.
 
대전광역시(시장 권선택)는 120콜센터의 우선협상자로 KT를 선정한 후 한 달간 협상과 준비과정을 거쳐 이달 15일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모습을 드러낸 기업은 KT가 아니라 그룹 계열사인 KTcs(대표 남규택·058850)였다. 
 
KTcs의 등장은 입찰에 참여해 탈락한 기업들을 비롯, 콜센터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공동수급을 불허한 입찰에서 제안서를 쓰지도 않고 참여하지도 않은 KTcs가 갑자기 운영업체로 나선 것을 ‘식스센스’급 반전으로 보는 분위기다.
 
대전시는 지난 2월15일부터 42일간의 모집공고기관을 거쳐 지난달 11일 KT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원수급사인 KT의 제안요청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시작됐다. KT는 별지서식 16호인 근로조건 이행 확약서의 ‘포괄적인 재하청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부분에서 KTcs를 ‘재하청’이 아니라 ‘하청’으로 해석해 대전시에 보고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업체 선정과정에 해석이 분분한 것은 ‘포괄적인 재하청금지’뿐 아니라 ‘공동수급 불허’ ‘사업수행 실적’에 대한 적용 범위와 해석의 온도차에서 찾을 수 있다.
 
고용부 감독관 “KTcs 업무이관은 하청 아닌 재하청”
 
이번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KT를 포함, 기존 운영사였던 효성itx까지 모두 다섯곳이었다. 효성itx가 운영한 2년을 제외하고 지난 10년 동안 8년의 운영경험이 있는 KTcs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자 많은 업체들이 의아해했다.
 
대전시가 콜센터 위탁운영 제안 요청서에서 공동수급을 원천금지했기 때문이라 하더라도 KT와 컨소시엄 없이 KTcs 단독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KTcs는 이번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보다 매출액이나 인원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공공부문 실적 또한 타 업체에 비해 뒤질 것이 하나도 없는 업체였다.
 
그러나 KT가 공동수급 불허와 같은 조건에도 논란이 될수 있는 운영업체 선정에 나선 것은 계약 후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시스템 비용 외에도 운영업체로부터 하도급에 따른 일정비율의 마진을 가져오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업계의 지적이 있다. 
 
만약 단독으로 운영하라는 여러 제안 규정에도 KT가 KTcs에 하도급하는 것을 막지 않고 ‘관행’이라는 주장을 펼친다면, 타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공동수급 방식을 택했어야 했다는 견해다.
 
이번 대전시 콜센터 운영업체 입찰은 무엇보다 공동수급을 금지하고 있다. 공동수급을 금한 것은 공동운영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이러한 공지에도 KT는 직접 운영을 하지 않고 KTcs로의 재하청을 강행했다. 
 
KT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은 대전시가 요구한 ‘근로조건 이행 확약서’에 명확히 기재됐다. 확약서는 인건비 지급과 근로기준법 준수, 최저임금법 준수, 포괄적 재하청을 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T는 ‘포괄적인 재하청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근로조건 이행 확약서’를 대전시에 제출했다. ⓒ 프라임경제

재하청의 폐해를 막고자 제안요청서에 넣었다면 그 확약서가 갖는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따라야 한다는 것이 확약서를 만든 고용노동부의 입장이다.
 
KT는 확약서에서 제시하는 ‘포괄적인 재하청 금지’ 문구에 대해 법무팀의 자문을 거쳐 KTcs에 ‘하청’을 한 것이지 ‘재하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KTcs로 업무를 재위탁한 부분은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KT는 하청의 사전적 의미를 통해 수급인 KT가 도급받은 일을 재하도급하는 것을 하청으로 봤다. 따라서 재하청의 의미는 하청받은 KTcs가 따낸 사업을 다시 다른 제3자에게 도급을 주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KT가 KTcs에 위탁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 아니라 KTcs가 이를 재위탁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인 만큼 법적 하자가 없다는 주장이다.
 
근로조건 이행 확약서 지침을 마련한 고용노동부 노사관계과 감독관은 “여기에서 말하는 포괄적 재하청 금지는 사전적 의미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받은 원수급사가 수수료를 떼고 다른 업체에 일을 넘기지 말라고 규정한 것”이라고 명백히 밝혔다.
 
이어 “재하청은 근로자들의 임금저하로 귀결되기 때문에 재하청에 따른 용역계약의 부실을 막기 위해 포괄적 재하청금지 조항을 넣었다”며 “보호지침 규정에 준해서 판단하면 KTcs로의 업무 이관은 하청이 아닌 재하청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대전시 “향후 심도 있는 검증 필요”
 
이번 입찰 정량적 평가에서 사업수행실적 배점은 7건 이상일 때 6점, 2건 이하는 1점으로 최대 5점의 차이를 보인다. 제출된 실적 중 기준에 맞는 실적 인정 여부에 따라 업체 당락이 뒤바뀔 수 있다.
 
대전시의 2015년 제안요청서와 올해 제안요청서는 페이지까지 똑같다. 단지 달라진 건 계약기간과 금액, 참여업체로 운영업체가 아니라 시스템 전문업체인 KT가 참여했다는 것뿐이다. 
 
대전시는 제안요청서에서 신청자격을 공고일 현재 최근 3년 이내에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기업 등과 20석 이상의 인바운드콜센터를 위탁 또는 도급받아 운영한 실적이 있는 사업체로 규정했다. 시스템 구축만 참여한 경우는 제외했다.
 
KT는 시스템만 구축한 기업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콜센터 위탁운영 업무 일체를 위탁받고 그중 시스템 구축 업무를 수행하면서 상담원 운용 업무 등 일부 업무를 다른 사업자에게 재위탁한 것이라 ‘시스템 구축에만 참여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사업실적이란 상담인력을 투입하여 직접 운영한 실적을 말한다고 제안서 작성목차에 명시돼있다. ⓒ 프라임경제

하지만 제안요청서 26페이지 제안서 작성서식 및 요령, 5번 사업수행 실적란을 살피면 ‘사업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파악할 수 있다. ‘사업실적이라 함은 위탁기관으로부터 콜센터 운영에 관해 위탁을 받아 콜센터 시스템 ASP 구축 및 상담인력을 투입하여 직접 운영한 실적’으로 납품실적 증명원을 필히 첨부케 했다.
이에 대해서도 KT는 세종시청, 김해시청, 분당서울대병원, 포항시청에서 자사가 수행한 업무 내역이 시스템 구축뿐 아니라 상담원 운용 등을 포함한 콜센터 위탁 운영업무 일체였음을 확인해준다고 맞섰다. 즉 발주자가 재위탁된 업무는 물론 모두 KT가 수행한 업무로 인정한다는 역설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KT가 직접 상담원 운용 등 인적자원 관련 실적은 없다고 인지한다. KT가 본지에 알려온 내용을 보면 상담원 운용 업무 등 일부 업무를 다른 사업자에 재위탁한 것으로, KT직원이 부문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하위 업무만을 관계사 직원이 수행하도록 명시했다. 
 
즉, KT는 직접운영과 간접운영에 대한 개념 자체가 모호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전시에서 사업실적으로 요구한 직접수행과는 거리가 먼 대부분이 재위탁 또는 관계사 수행이라고 답하는 이유다.
 
김복례 대전시 시민봉사과 사무관은 “심사는 KT에서 제출한 실적 증명서를 보고 판단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공무원이 일일이 찾아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향후 제출한 제안서 내용 중 부당한 것이 검증된다면 재검토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콜센터 업체 관계자는 “공동수급 불허와 직접운영 실적을 요구한 대전시의 제안내용을 온전히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향후에 심도 있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더불어 “구체적인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하는 대전시 입장에 대해 실적 증명서를 제출한 기업에서 상담사의 재직증명서나 급여대장만 확인해도 간단히 직접 수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입찰을 통해 KT가 가져갈 수 있는 매출액은 3년간 전체사업비 36억원 중 4억원 정도로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업계 관행처럼 하청에 따른 3% 정도의 마진률 계약을 체결했다하더라도 5억원에 미달한다. 인건비 비중이 85% 이상인 콜센터 운영에서 시스템이 차지하는 규모는 커봐야 10% 내외다. 
 
이는 정보통신공사업법 제 3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도급받은 공사의 100분의 50 초과분에 대한 하도급 금지법과 배치된다. 건설산업기본법은 동일업종 간 하도급을 금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은 하도급 시 국가기관 등의 장으로부터 서면 승인을 받게 했다. 재하도급은 거의 대부분 산업에서 금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KT가 이러한 규정과 여러 가지 제약조건에도 장고 끝에 KTcs의 재하도급을 결정한 것은 운영의 효율화보다 직접 운영할 조직이나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사의 계열사를 무리하게 공공기관 입찰에 끌여들인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무게추가 기운다.

이준영 기자 ljy02@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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