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 [폭풍전야 KT‧포스코]① 文정권과 불편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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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KT‧포스코]① 文정권과 불편한 동거

황창규‧권오준 교체 기류에도 ‘찍어내기’ 카드 쉽게 못 꺼낼듯

정권교체 후 행보가 주목되는 황창규 KT회장(왼쪽)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 사진=KT‧뉴스1(디자이너 조현경)

정권교체 후 행보가 주목되는 황창규 KT회장(왼쪽)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 사진=KT‧뉴스1(디자이너 조현경)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내각 구성이 전광석화로 이뤄지는 가운데 황창규 KT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근혜 정권과의 연관성과 현재 여당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자리를 지키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많지만, 현재 정권이 박근혜 정권처럼 찍어내기 방식을 택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 재계의 시선은 KT와 포스코로 꽂힌다. 민영화 된 지 17년이 지난 곳들이지만 정권교체와 더불어 수장이 바뀌는 것이 당연시 돼 왔다. 대표적 사례가 이석채 전 KT회장이다. MB정부 인사로 여겨졌던 이석채 회장은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좋지 않은 소문과 함께 교체설이 나돌았다. 당시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이석채와 관련한 좋지 않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며 그가 자리를 지키기 힘들 것임을 암시했다.

이석채 회장이 자리를 지키려 하자 검찰 수사가 들어갔다. 이석채 회장의 배임 혐의를 수사하던 검찰은 경기도 분당 KT 본사, 이석채 회장 자택 등 10여 곳 이상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이석채 회장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중 “현 정권의 찍어내기 수사라고 생각하나”란 취재진 질문에 “여러분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이석채 회장은 퇴진했다.

이석채 회장의 퇴진을 지켜 본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곧이어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포스코는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 압박을 받았다, 3년 만에 이뤄지는 특별세무 조사였다. 정준양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박근혜 전 정권에서 KT와 포스코 회장 교체는 이처럼 사정기관이 움직인 이후 이뤄지는 패턴을 보였다. 박근혜 정권이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는 곳들을 사정기관을 동원해 압박을 가했단 사실은 이미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현재 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황창규 회장과 권오준 회장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된 이들이다. 또 각각 다른 이유로 비선실세 논란에 연루된 전력도 있어 새 정부 하에서 자리를 지키기 힘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에선 대선 전부터 두 인물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워왔다.

다만 이번 정권은 박근혜 정부처럼 두 회장에게 압박을 가하는 방식을 취하기 힘든 처지다. 검찰 개혁, 적폐 청산을 정권의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사정기관의 정권 입맛에 맞는 행보를 비판해 온 만큼 비슷한 방식을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재계 및 시민사회의 공통된 목소리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처럼 압박을 가해 포스코‧KT 사장을 몰아내는 방식을 취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대선 전부터 일단 두 인물이 용퇴할 가능성에 무게를 둬왔다. 이미 문제점을 드러낸 전 정권 인물인 만큼 알아서 자리를 비켜줄 것이란 분석이 많았으나 만약 두 회장이 버티기에 돌입하면 막상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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