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황창규, 문재인 정부에서 KT 회장 임기 마칠 수 있을까

황창규, 문재인 정부에서 KT 회장 임기 마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7.05.11  13:33:09

 

 

– 역대 수장들 정권교체 때마다 중도하차…문재인 캠프에 KT 출신 인사 즐비

   
▲ 황창규 KT 회장.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황창규 KT 회장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황 회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3년 연임을 확정했다. 그러나 과거 KT 회장의 전례와 현재 황 회장이 처한 상황을 감안할 때 새 정권에서 임기를 마치는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 KT, 역대 정권교체 때마다 수장 바뀌어

11일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의 중도퇴진 가능성을 놓고 KT 안팎에서 벌써부터 여러 말이 나온다. KT가 그동안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수장이 바뀌어왔기 때문이다.

남중수 전 사장은 노무현 정권때 임명되어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퇴진압력을 받았다. 남 전 사장이 이를 거부하다 검찰수사로 구속되면서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후임이었던 이석채 전 회장도 이명박 정부시절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검찰수사를 받았고 배임, 횡령 혐의가 불거지면서 물러났다.

황창규 회장은 박근혜 정권시절이던 2014년 1월 이석채 전 회장 후임으로 KT 수장에 올랐다.

황 회장 역시 ‘박근혜 게이트’ 관련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꼬리표가 여전히 따라다닌다.

황 회장은 2015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나 정치권의 부당한 인사청탁은 거절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KT는 미르와 K스포츠에 총 18억 원을 출연했으며 최순실씨 측의 요구를 받고 차은택씨의 측근이었던 이동수씨와 신혜성씨를 KT의 광고담당 임원으로 임명했다. KT는 그 뒤 최순실씨 소유의 광고대행사에 광고물량을 몰아줬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등이 관련된 KT의 이권개입을 주요 파면근거로 들었다.

황 회장은 이런 논란에도 2017년 3월 열린 KT주주총회에서 3년 연임을 확정했다. KT수장으로서 ‘기가인터넷’과 ‘5G’등 혁신을 이끌어내고 구조조정을 통해 KT의 체질개선을 이끈 공을 인정받았다.

◆ 황창규, KT 경영에 강한 의지 

황 회장은 연임이 확정된 뒤 KT 경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달 28일 투자자들을 상대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 황창규 KT회장이 지난 3월28일 ‘박근혜게이트’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그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주주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외풍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일관되고 투명한 경영활동을 위해 임직원과 주주 등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시간을 갖고 공감대를 확보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선진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황 회장이 유감을 표명하고 투명경영을 약속한 것을 놓고 남은 임기를 반드시 채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KT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4170억 원을 기록했는데 1분기 실적으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좋았다. 황 회장은 실적을 발표하며 5G시대 전환기를 맞아 경영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는 “앞으로 3년은 KT의 골든타임”이라며 “통신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5G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사업에서 선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KT 회장을 노리는 후보들

하지만 황 회장이 KT 회장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KT 수장 자리는 역대 정권에서 ‘전리품’으로 인식되어 왔다. KT 수장이 바뀌면 그 밑에 임원들도 따라서 바뀌는 낙하산 인사가 반복됐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도운 인물들 가운데 KT 출신들이 즐비하다.

오석근 전 KT 전무, 김상영 전 KT 상무, 곽노흥 전 KT 상무, 전인성 KT희망나눔재단 이사장 등이 대표적 KT출신 인사로 꼽힌다. 이들이 황 회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KT 안팎에서 수장교체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정부 인허가나 정책적 연관성이 높은 통신업을 주력으로 한다. KT의 성장과 안정을 위해 정부와 손발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 명분도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KT가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분야는 정부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KT가 지분 8%를 가지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의 경우 정부의 ‘은산분리’관련 정책협조가 필수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내건 만큼 주주총회에서 결정된 회장을 강제로 중도하차시키고 낙하산 인사를 할 되풀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황 회장이 박근혜 게이트 관련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새 정부의 개혁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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