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황창규 KT 계열사, 해괴한 ‘책상빼기 처벌’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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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74>]-KT스카이라이프·케이티스

통신 대기업 치졸한 괘씸죄 복수 분분…위장도급·불법파견 논란 속 법정행

2017-04-05 00:23:01

 ▲ KT의 계열사 KT스카이라이프와 KTIS(케이티스)가 계약직 직원에게 취한 조치에 대해 잡음이 일고 있다. 이들 직원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두 회사의 대표를 상대로 고소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명예퇴직을 거부한 직원에 면벽근무를 시키게 한 두산모트롤과 유사한 사례가 KT 계열사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불법파견·위장도급 등을 이유로 회사를 상대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뒤 팀이 해체되고 근무 자리도 별관 대리점의 복도로 내몰려지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 직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KT 정규직 원했으나…잦은 계약주체 변경에 의심품고 노동청 진정제기
 
A씨와 B씨는 지난 2014년 KT스카이라이프에서 경력직을 채용한다는 지인의 권유를 받았다. 계약직인 것은 알았지만 향후 정직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선뜻 지원했고 5월부터 근무했다.
 
배치된 부서는 KT스카이라이프 무선사업팀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2개월여 동안 계약서를 체결하자는 언급이 없었다. 그렇게 계약 없이 2개월여가 흘렀고 그해 7월 회사 측은 이들에게 계약서를 내밀었다. 계약서 상 ‘을’에는 이들의 이름이 명시됐지만 ‘갑’에는 KT스카이라이프가 아닌 케이티스(KTIS)였다.
 
KT스카이라이프와 케이티스가 도급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케이티스가 이들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방식이었다. 케이티스도 KT 계열사다. 이곳은 KT고객센터·114전화번호안내 등 고객응대서비스를 운영대행하고 있으며, 인력파견도 영위하는 사업체다. 또한 KT의 유·무선 통신상품을 각종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하기도 한다.
 

 ▲ 자료: 고소인 제공 ⓒ스카이데일리

KT스카이라이프 소속이라 믿었던 이들은 다소 당혹스러웠지만 스카이라이프 소속 직원들과 같은 일을 한다는 회사의 설명을 듣고 계약서에 날인했다. 계약서는 그 해(2014년) 연말까지였다. 그리고 이들은 2015년 1월 실제 KT스카이라이프와 두 번째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이때 계약서 상 ‘갑’은 KT스카이라이프였다. 또 1년이 지나 계약만료시점이 찾아왔다. 정규직을 꿈꿨던 이들에게 KT스카이라이프 측은 프리랜서에 업무위탁을 하는 방식의 계약을 요구했다. 그리고 5월 이번에는 재차 케이티스와 계약직을 체결하게 됐다. 계약주체와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었을 뿐 업무는 동일했다.
 
계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A·B씨와 비슷한 사정에 있던 무선사업팀 내부에서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이 아니냐는 불만이 새어 나왔다. 정규직 전환을 기대하고 입사했지만 계약직이란 이유로 갖은 괄시를 견뎌야 했던 A씨와 B씨는 결국 지난해 10월 노무사 등의 도움을 받아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계약주체가 몇 차례 변경됐을 뿐 실제 소속은 KT스카이라이프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진정은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 노동청 진정·고발사건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고용노동청에서 조사 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게 돼 있다.
 
이 과정에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들이 문제제기한 묵시적 관계 역시 근로기준법 상 벌칙규정이 없어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돼 각하된 것이었다. 진정이 종료된 것은 지난 2월 15일이었다.
 
B씨와 분리된 A씨 복도에 놓인 책상 자리이동…“절차에 따라 진행됐을 뿐 문제 없어”
 

 ▲ 지난 1월 KT스카이라이프 무선사업팀이 해체됨에 따라 케이티스 직원이었던 A씨는 KT스카이라이프 대리점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그는 매장 내 근무를 맡기 전에는 매장 밖 연결통로인 곳에서 잠시 일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스카이데일리

진정이 진행되던 지난 1월 말 A·B씨가 근무했던 무선사업팀은 해체를 맞았다. 당초 이곳은 KT스카이라이프 소속 정직원 3명, A·B씨와 같은 계약직 5명 등 총 8명이 근무했다. 정직원들은 영업기획팀으로 귀속되는 등 타부서로 발령이 났다.

 
나머지 계약직 직원들 중 3명은 팀은 해체됐으나 자리는 보전했다. 무선사업팀 현판이 걸려있던 자리에 ‘케이티스무선센터’라는 새로운 현판이 들어선 뒤 KT스카이라이프 직원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B씨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대체인력이 없다보니 자리를 보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달랐다. 현재 그는 스카이라이프 대리점에서 근무 중이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A씨는 “하루는 갑작스레 사람들이 들이닥치더니 ‘책상을 옮겨야 한다’더니 내 자리를 뺐더니 스카이라이프 대리점으로 발령이 났다”며 “하지만 내 책상이 놓인 자리는 매장 뒤편 복도였다”고 말했다.
 
고객이 아닌 직원들이 드나들법한 외진 통로 한가운데 놓인 책상이 그의 새 자리였다. A씨가 이곳에서 근무한 기간은 약 5일이었다. 별다른 업무지시는 없었다. 책상에 앉은 A씨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복도 벽면이 전부였다.
 
그는 “회사에 대항한 결과로 인해 괘씸죄가 내려진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본인의 대기기간이 불과 5일 만에 끝날 수 있었던 것은 ‘소방법’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내 책상이 놓여있던 곳은 소방법상 대피로에 해당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복도에 가구 등을 비치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와 매장 내부로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다”면서 “새로 맡게 된 상담직은 내가 하던 일과 전혀 연관성이 없으며 매장 내부로 자리만 옮겼을 뿐 지금까지 그 어떤 업무지시조차 받고 있지 못한 상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계약 종료일은 이달 말까지다. 두 사람은 A씨가 그 때까지 계속 방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KT스카이라이프와 케이티스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경영상의 이유로 실시된 조직개편에 따라 무선사업팀을 해체한 것이지 보복성 조치는 아니었다”고 스카이데일리 측에 알려왔다.
 
이 관계자는 “책상을 강제로 뺀 것이 아니라 조직개편 후 자리재배치 및 상면공사 진행을 위해 책상을 이동한 것이며 A씨 역시 조직개편 사실에 대해 인지한 채 본인의 짐을 싸놓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 KT스카이라이프 및 케이티스 관계자들은 고소인 A씨가 매장으로 발령받기 전 이미 충분희 합의과정을 거쳤으며 책상을 강제로 뺀 것이 아니라 부서이동 상 책상을 이동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고소를 준비중인 A, B씨(위)과 이들이 사용 중인 명함 및 사원증 ⓒ스카이데일리
케이티스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급박하게 진행되다보니 미리 사무공간을 준비하는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A씨와 KT스카이라이프 담당자 간 면담이 실시된 후 합의하에 매장으로 발령이 난 것이므로 문제될 것 없었다”고 반박했다.
 
합의 하에 이뤄진 매장발령이라는 사측의 설명에 대해 A씨는 “무선사업부 해체 과정에서 상급자로부터 다른 부서로 옮기게 될 것이란 느낌은 받았으나 통보는 갑작스레 전해진 이메일이 전부였다”며 “일하던 중 갑자기 책상을 뺏길줄은 몰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매장에 가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냐고 직접 그 관리자에 물었을 때 그는 ‘회사 방침에 따를 것이다’고만 답했다”면서 강압적인 발령이었음을 주장해 회사 측의 답변과 대치되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A씨는 기자와 접촉 사실이 대리점 내부 직원 등에 의해 알려져 2층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들 두 사람은 혐의가 없음으로 결론 난 안건을 바탕으로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대표와 박형출 케이티스 대표를 상대로 법원에 소를 제기한 상태다.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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