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대통령 관심사항 무시할 수 없었다”…황창규 KT 회장 ‘전문가 선임’ 대원칙 내세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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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9 10:35:40   이진 기자

 
2014년 5월. 황창규(사진) KT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인사의 원칙은 첫째도 전문, 둘째도 전문, 셋째도 전문이다”라며 “전문성 없는 사람은 안 쓴다”고 말했다.

‘전문가 선임’을 ‘인사 대원칙’으로 꼽았던 황 회장이 인사 문제로 법정에 서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KT는 광고를 총괄하는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문장에 청와대 ‘낙하산’인 이동수씨를 선임했다. 검찰은 이씨가 최순실씨에게 이권을 몰아줬다는 판단했다. 이 씨에게 밀린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박혜정 전무는 결국 회사를 떠났다.

KT가 한국 헌정 사상 첫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판결문에서 3차례나 언급되는 불명예를 안은 이유다.

◆ 황창규 KT 회장 “박 전 대통령 독대 후 2개의 서류봉투 받았다”

황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심리로 열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황 회장은 “2016년 2월 18일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서류)봉투를 받았냐”는 질문에 “2개를 받았다”고 밝혔다.

황 회장이 말한 봉투 속에는 최순실씨가 실 소유주로 있는 더블루K가 만든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융합 저변확대’ 주제의 연구용역 계획서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KT스키단 창단 계획서 등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수석은 황 회장이 박 전 대통령 독대를 마친 후 전화를 걸어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물었고, 이후 전달한 봉투 2개와 관련 잘 검토해 달라는 얘기를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 회장은 “제안서를 직접 보지 않고 검토를 지시했다”며 ″대통령 지시 사항이라 수용을 고려했지만, 제안서 담긴 운영비와 용역대금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보고를 받고 상식 밖이라 진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 이동수·신혜성 채용해 최순실 실 소유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 몰아줘

하지만 KT는 청와대 외압으로 이동수·신혜성 등 두명을 채용했다. 이동수씨는 KT 광고를 총괄하는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부문장으로 재직 중 최순실씨가 실 소유주인 플레이그라운드의 광고 수주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1년도 안된 신생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는 KT로부터 68억원의 광고를 수주했으며, 이 과정에도 안종범 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판단했다.

▲/조선일보 DB

KT IMC 부문은 이동수 부문장 취임 전 박혜정 전무가 맡았다. 1963년생인 박 전무는 2007년 KT 디자인경영실장으로 부임한 후 2013년부터는 IMC 본부를 총괄했다. 박 전무는 디자인 전문성을 활용해 스마트폰 전용 우산 ‘폰브렐라’를 만들었고, 이것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박혜정 전무는 이 부문장 선임 후 KT 자회사인 KTH 부사장으로 전보조치 됐고, 이후 자진 퇴사했다.

김인회 KT 부사장은 지난 21일 법원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황 회장에게 플레이그라운드의 광고 수주가 대통령의 뜻이라고 보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 입김 때문에 결국 전문가를 몰아내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황 회장은 “기업인 입장에서 VIP(대통령)와 청와대 경제수석의 관심사항을 무시만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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