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브샤브뉴스- “안종범, 창단 결정도 안한 KT 스키팀 감독 내정해 연락”

 

– [최순실·안종범·정호성 재판 22] KT 비서실장 “큰 나랏일을 하시는 분들이 작은 이야기를 해서 상당히 의아”

“안종범, 창단 결정도 안한 스키팀 감독 내정해 연락”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에서 21일 열린 최순실 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증거인멸 교사 오후 공판에, 김인회 KT 비서실장(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하 피고인 호칭 생략)

KT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사건 중 다음 사안에 이름을 올렸다.

① 피어링포탈 기술 소개 : 최순실 → 박근혜 전 대통령  →  안종범 순으로 전달된 “피어링포탈이라는 회사의 기술을 쓰라”는 요구 (2015년 2월)

② 재단 출연 요구 : 미르재단에 11억 원 출연·K스포츠재단에 7억 원 출연 (2015년 10월~2016년 1월)

③ 더블루K의 연구 용역 청탁 : 최순실 → 박 전 대통령·안종범 순으로 전달된 더블루K의 3억 원 상당 체육 관련 연구 용역 (2016년 2월)

④ 영재센터의 스포츠단 창단 제안 :최순실 → 박 전 대통령·안종범 순으로 전달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20억 원 상당 스키 팀 창단·37억 원대 동계 스포츠단 창단 제안 (2016년 2~3월)

⑤ 광고대행사 선정 요구 : 최순실 → 박 전 대통령·안종범 순으로 전달된 플레이그라운드의 광고대행사 선정 요구. 플레이그라운드는 실제로 광고대행사에 선정해 7건의 KT 광고를 수주해 68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2016년 2월)

김 실장은 삼성 출신으로 2014년 2월 전무급 재무실장으로 KT에 영입됐다. 그러다가 2015년 12월 부사장급 비서실장으로 승진해 황창규 KT 회장을 보필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 ⓒSBS

황 회장은 2016년 2월 18일 박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더블루K의 연구 용역과 영재센터의 스키 팀 창단 관련 소개 자료를 직접 받아왔다. 따라서 황 회장을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김 실장은, 위 사건들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을 증언할 수도 있는 입장이다. 김 실장은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 안종범은 황 회장에게 피어링포탈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전달했다고 들었다. 저희에게 당장 필요한 부분도 아니었고, 이미 가진 기술이기도 해서 형식적으로 협상을 한 뒤 공식 거절했다. 

▲ 피어링포탈 대표 한 모 씨는 회의에서 “윗분들이 관심을 많이 가진 사항이고 보고해야 하는 사항이니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윗분은 그냥 고위층이라고만 했다.

▲ 큰 나랏일을 하시는 분들이 세세하고 작은 이야기를 해서 상당히 의아했다. 피어링포탈은 전문성이 있거나 반드시 KT와 해야 할 이유가 없는 회사라 의아했다.

▲ 대통령이 더블루K의 연구 용역·영재센터의 스키 팀 창단 관련 자료를 직접 줬기 때문에 무겁게 받아들였다.

▲ 하지만 위 자료들은 형식이 조잡했고, 내용도 앞뒤가 맞지 않았다. 상무급 임원을 더블루K에 보내 조성민 대표를 만나보게 했더니, K스포츠재단 직원(박헌영 과장)이 나와 있어서 의아했다.

조 대표를 면담한 임원은 “용역 금액 자체도 지나치게 높고, 더블루K는 용역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보고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SBS

▲ 통상적 외부 요청이었다면, 바로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요청이라 신중하게 대처했다. 시간을 끌면서 다른 의견을 제기해 서서히 거절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 KT는 이미 스키점프·봅슬레이 등 종목에 후원계약을 체결하며 5G 기술을 보여드리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스키팀을 창단하라”는 영재센터의 제안을 검토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 이규혁 영재센터 전무이사와 창단 관련 논의를 하던 2016년 4월, 안종범이 직접 황 회장에게 연락해 “KT 스키팀 감독이 정해졌으니 회장이 창단을 잘 챙겨봐 달라”고 말했다. 부담스러웠다. 

조양호 회장 “K스포츠재단 출연 거절·누슬리 선정 거부해서 해임당한듯”

김 실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난 뒤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진술조서가 공개됐다. 조 회장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었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해임돼 논란이 있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알려진 후, “조 회장의 위원장 직 해임도 결국 최순실의 이권과 관련이 있다”는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SBS

조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비슷한 추정을 진술했던 바 있다. 여기에는 K스포츠재단 출연 거절과 누슬리의 평창올림픽 경기장 공사 입찰 탈락이 이유로 작용했다.

▲ 2016년 5월 2일,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화기애애하게 아침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위원장 직을) 그만두셔야겠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너무 화가 나서 음식을 안 먹고 나왔다.

▲ 김 장관은 “조 모 씨와 함께 평창올림픽 경기장 관련 일부 공사에 대해 논의하라”고 지시했고, 조 씨는 “누슬리(더블루K와 업무협약을 맺은 스위스 건설회사)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누슬리는 최초에 경기장 건설 입찰에서 탈락했다. 이 때문에 안종범과 김상률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많은 질책을 들었다. 감사원도 특별감사를 진행하며, 누슬리가 입찰에서 탈락한 소명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 K스포츠재단 출연을 거절한 이유는 “한진그룹은 이미 스포츠 관련한 후원과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에만 500억 원을 넘게 썼고, 탁구협회 회장 직을 맡아 매년 10억 원씩 기부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진술 : 조양호 회장이 “한진그룹도 500억 원을 후원할 테니, 롯데에서도 하루라도 빨리 500억 원을 평창올림픽조직위에 후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기념품을 롯데백화점·면세점에서 독점 공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고, 조 회장이 이를 받아들여 500억 원을 후원했다.

더블루K·플레이그라운드 등 최순실 관련 업체들은 공통점이 있다. “작고 부실하다”거나 “역량·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최순실의 관련 사안일 때는 안종범을 내세워 집요해 보일 정도로 원활한 사업 추진을 도와주고 있었다.

김 실장의 증언과 조 회장의 검찰 진술로 돌아보면, 여전히 “일반의 상식에서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에 대한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김 실장의 증언은 의미심장하게 와 닿는다.

“큰 나랏일을 하시는 분들이 세세하고 작은 이야기를 해서 상당히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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