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 삼성에 당한 국민연금 직원들, KT 회장 연임 저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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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당한 국민연금 직원들, KT 회장 연임 저지 나선다

국민연금노조, 황창규 KT회장 연임 반대 표명키로…“연금 투자 대기업 감시 필요”

 
황창규 KT 회장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그란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7(MWC2017)’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황창규 KT 회장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그란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7(MWC2017)’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민연금 직원들이 삼성물산 합병 사태로 인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나섰다. 공적 연기금으로서 투자 회사에 대한 투명성과 건정성을 높이겠다고 취지인데, 직원 대량해고 사태를 만든 KT 황창규 회장의 연임 저지를 1차 목표로 세웠다. 국민연금 내부의 이러한 움직임이 향후 국민연금이 투자한 다른 대기업들로 불길이 번질지 주목된다.

국민연금 노조는 황창규 회장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KT 주주총회에서 연임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히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KT 최대 주주로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의사를 표명하면 KT는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국민연금 노조가 이같이 이례적 행보를 하게 된 것은 국민연금이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의 핵심 연결고리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검 수사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을 관장하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 노조 측 관계자들은 삼성물산 합병 사태 이후 기금운용과 관련해 적극적 의사표현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한다. 현장 방문 민원인들도 사무실에 와서 “재벌에게 다 연금을 퍼줬느냐”고 고성을 지르는 일도 허다해지는 등 직원들의 자괴감과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태다. 

 

최경진 국민연금 노조위원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삼성 사태로 우리의 결정이 제도에도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됐다”며 “앞으로 기금운용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예정이며 KT 황창규 연임 반대는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황창규 회장은 직원 9000명을 해고시켜 수익을 낸 사람인데 수익성만 보고 돈을 투자할 수 없다”며 “수익을 낸 방식이 부적절하고 국민연금도 결국 근로자들로부터 나오는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그의 연임에 찬성표를 던질 수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외에서도 국가 연기금들은 투자 대상 기업의 도덕성에 대해 깐깐하게 따지는 추세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수익성만 따지는 엘리엇 등 헤지펀드와 달리 네덜란드 연기금과 같은 국가운용 연기금들은 투자 시 대상 기업의 도덕성을 주요 요소로 보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합병 사태를 경험한 국민연금 노조의 행동 변화는 향후 국민연금의 대응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SK하이닉스, 한화케미칼, 효성 등 국내 대기업들의 지분을 다량 확보하고 있다.

한편 KT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황창규 회장의 연임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1월부터 연임 의지를 밝혀온 황창규 회장은 CEO추천위원회를 거쳐 회장 후보가 됐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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