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권오준‧황창규‧함영주 줄줄이 연임… 여론보다는 실적?

 

– ‘최순실 게이트’ 연루 불구, 별다른 제제 없어

왼쪽부터 권오준 포스코 회장, 황창규 KT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사태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씨의 사주 또는 외압 속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포스코와 KT 그리고 하나은행의 최고경영진들이 줄줄이 연임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각종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이들 회사 임원 추천위원회가 실적만을 CEO선택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포스코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는 권오준 현 회장의 후보추천 여부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회장직 수행에 결격 사유는 없다”고 밝혔다.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권 회장은 오는 3월 10일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를 통과할 경우 3년 임기를 보장 받게 된다.

포스코 CEO추천위가 권 회장 연임을 택한 결정적 사유는 “구조조정 실시와 제품개발에 탁월한 실적을 올리는 등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최순실-차은택씨의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인수 논란 관련 권 회장의 외압설 등에 대해선 ‘근거없음’을 이유로 회장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아니라고 답했다.

하루 뒤인 26일 KT 광화문 사옥에서는 KT CEO추천위원회가 황창규 현 회장에 대한 면접 심사가 진행했다. 황 회장은 이 자리에서 CEO 단독 후보로 추천됐으며, 그 또한 3월 중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3년 임기를 최종 확정받게 된다.

KT CEO추천위원회가 황창규 회장 연임을 승인한 이유 역시 실적이었다. 취임 첫해 KT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으나 그 이듬해부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구조조정과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실적개선을 이뤘다는 게 황 회장에 대한 추천위의 평가다.

앞서 국정농단 사태 관련 “최씨 일당의 인사청탁 요구를 황 회장이 들어줬고, 이에 KT 광고담당 업무을 차씨 측근이 맡았고 최씨 등이 상당한 특혜를 챙겨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KT CEO추천위는 이에 대해 “KT가 검찰의 주요 수상대상에 오르지 않았고 황 회장의 의혹에 대해서도 규명된 바 없다”며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이달 21일에는 KEB하나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함영주 현 하나은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단독 추천했다. 함 행장 역시 3월 중 개최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를 거치면 2019년까지 2년간 연임하게 된다.

하나지주 임추위에서는 함 행장 단독 추천 직후 “1년 6개월이란 짧은 임기 동안 하나-외환은행간 물리적‧화학적 통합에 있어 탁활한 경영성을 보였다”며 “통합은행 3년차를 맞는 시점에 조직의 안정과 시너지 극대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함 행장 또한 실적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가 취임한 뒤 하나은행 당기순이익이 30%가량 늘었고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함 행장 역시 최순실 모녀 특혜 대출건 관련 일부 시민단체로부터 징계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하나은행 임추위는 근거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논란

권오준‧황창규 회장과 함영주 행장 모두 최순실 게이트 관련 그 이름이 오르내린 바 있으나 이들 중 누구가 이 문제로 연임불가 판정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포스코와 KT그리고 하나은행 등은 검찰과 특검 수사는 물론 국회 국정조사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권오준‧황창규 회장 및 함영주 행장의 불법의혹이 집중 거론되거나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후보추천에 망설임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권 회장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 관련여부를 떠나 조직관리를 위한 리더십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지속적으로 들어왔다. 임기 초반 계열사 CEO와 알력다툼을 벌이는가 하면 최근에는 태국 주재 포스코 임원이 하청업체로부터 성상납을 받는 등 조직관리에 있어 심각한 허점까지 발견됐다.

황창규 회장 또한 특검이 종료된 후라도 검찰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전까지 최씨 일당의 KT 인사개입 범위는 이사 내지 본부장 선이었으나, 이달 중순 특검에서 최씨 조카 장시호씨를 통해 KT 사장급 인사에 비선일당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현재 특검은 김준교 전 중앙대 부총장의 KT 사장 선임 관련 “최씨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배후에서 조종해 KT의 돈을 가로채려 한 것”이라 판단 중이다.

함 행장은 일부 시민단체에 의해 이미 고발장까지 접수된 상태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이 그와 김정태 하나지주 회장을 은행법 위반 혐의로 특검에 고발한 것. 함 행장과 김 회장이 최순실 모녀 특혜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이 회사 고위 임원에 대해 징계는커녕 인사상 특혜를 줬다고 이들 시민단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재계 관계자는 “세명의 CEO 모두 연임의 9부능선으로 여겨지는 임추위는 통과했으나, 본인들을 향한 의혹에서 완전히 자유로워 진 것은 아니다”며 “3월 정기총회에서 연임불가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포스코와 KT 그리고 하나지주를 포함 국내 주요 기업 임원추천 기준에 대한 지적도 커지고 있다. 임원 선출 및 연임 결정에 있어 실적만을 절대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적측면과 관련해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 조직원 일부의 피해를 감수하고 올린 지표상 실적 개선을 두고 좋은 경영능력이라 포장해선 안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임원 추천이 주로 사외이사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사외이사들이 여론이나 기업이미지는 고려치 않고 현 경영진의 거수기 노릇만을 해선 안 될 것”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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