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황의 법칙 ‘이 와중에’…최순실 구설 속 권력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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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41>]-KT그룹(황창규 회장)

친정부 성향 CEO추천위 연임…朴·김기춘 라인 ‘거수기’ 통과의례 논란

2017-02-13 13:39:25

 ▲ 황창규 KT그룹(사진, 본사)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자 이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KT 회장을 선출하거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CEO추천위원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속 위원 대다수가 정부 혹은 정부 관계자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에 휩싸였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KT의 CEO추천위원회(이하·CEO추천위)가 투명성 논란에 휩싸였다. KT의 수장선출 의결기관인 CEO추천위는 사외이사 7인과 사내이사 1인 등 총 8명의 등기이사들로 구성됐으며 회장을 선출하거나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CEO추천위원장을 비롯해 일부 추천위원이 정부 혹은 정부 관계자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KT는 민영화 이후에도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으로 남아있어 여전히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업계 안팎으로부터 CEO추천위가 정부의 입맛대로 인사를 하기위한 거수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황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 주범으로 지목받는 최순실씨의 불법 인사청탁을 수용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사실상 연임을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
 
KT CEO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황 회장을 차기 CEO 후보로 추천한데 이어 이사회는 같은 달 31일 연임 안건을 의결, 사실상 황 회장의 연임을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논란 속에서도 황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임기를 연장하게 됐다. 남은 일정은 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인준되는 절차를 거친 후 CEO추천위와 경영계약을 체결하면 마무리 된다. 제2기 황창규 체제가 본격 시작되는 셈이다.
 
직무연관 ‘無’ 법조계 인사 CEO추천위 포진…김기춘 전 靑비서실장 ‘연결’ 시선
 
CEO추천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구 법무법인 여명 고문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인연을 갖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물로 분류되며, 현재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종구 위원장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인연은 지난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전 비서실장이 1981년 검찰국장을 맡을 당시 김 위원장은 검찰1과장을 맡았다. 검찰국장은 검찰의 꽃이라 불리며 인사권은 물론 수사와 사정 관련 정보를 전담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종구 위원장은 당시부터 공공연하게 ‘김기춘 라인’으로 불렸다. 더욱이 김 전 비서실장이 법무부 장관 재임시절 김 위원장은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하면서 인연을 이어갔다.
 
특히 김 위원장이 김 전 비서실장과의 인연으로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김 위원장이 검찰총장추보 추천위원장을 맡았던 당시에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을 가르켜 ‘김기춘의 사람’이라고 지적하며 정권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공교롭게도 정동욱 KT 사외이사 역시 김 전 비서실장과 인연을 맺고 있다. 대검찰청 공안검사 출신인 정 사외이사는 김 전 비서실장의 변호인을 맡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이 법무장관 시절 법무과 과장을 맡았다. 이 때문에 정 사외이사는 ‘공안통’으로 불리는 김 전 비서실장과 황 회장의 연결고리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케이씨엘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KT 새노조는 황 회장 취임 이후 직무와의 연관성이 없는 법조계 출신 인사가 사외이사로 대거 선임됐다고 지적했다. 이석채 전 회장임기 당시에는 사외이사 중 검사출신이 없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및 정통부 부활 추진사업 위원들 포진
 
더욱이 법조계 출신을 제외한 나머지 CEO추천위원들마저 현 정권과 연관된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낙하산 인사’ 논란마저 새어나온다.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대근 사외이사는 국민경제자문회의 기초경제1분과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정책 수립과 관련해 대통령 자문에 응하기 위해 설립된 기구다.
 

 ▲ 황창규 회장의 취임 후 사외이사에 법조계 출신 인물들이 영입된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였던 김기춘(사진 왼쪽)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인연이 있는 인물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의장(대통령), 당연직 위원, 위촉위원 및 지명위원으로 구성되며 당연직위원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이 담당한다. 위촉위원 및 지명위원은 국민경제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중에서 대통령이 위촉한 30명으로 구성된다.

사실상 박 사외이사는 박 대통령이 위촉한 인물인 셈이다. 이는 박 사외이사에 그치지 않는다. 김대호 사외이사 역시 국민경제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 민간 자문위원 출신이다. 김 사외이사는 현재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ICT대연합(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정책자문위원을 겸하고 있다.
 
ICT대연합은 ICT분야 전담부처 신설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민간단체로 정보통신부 부활을 노린 박 대통령의 작품이라는 것이 여론의 시선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비대위원장 시절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집권하면 정통부를 부활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정부 3.0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3.0추진위원회 인물도 사외이사에 포함돼 있다. 장석권 사외이사는 정부3.0추진위 클라우드 전문위원장이자 한양대 경영대학 학장을 겸하고 있다.
 
안종범 수첩 속의 ‘그들’, 민간기업 사외이사에 청와대 관여 정황 드러나 논란
 

 ▲ KT CEO추천위원회 송도균, 차상균 사외이사 역시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인물들이다. 안종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수첩에 이들 이름과 함께 연임이라는 글씨가 적혀있었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KT 측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사진은 황창규 KT 회장 [사진=뉴시스]

나머지 CEO추천위원들 역시 낙하산 구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수첩에서 ‘송도균, 차상균 사외이사 연임’이라는 글씨가 적혀있는 것이 드러난 것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청와대 비서관이 민간기업 KT 사외의사의 재임 여부를 메모까지 할 만큼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코드인사 의혹을 증명한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송도균 사외이사 는 SBS 대표이사 사장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 언론계 쪽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해왔으며 현재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이다.
 
차상균 사외이사는 서울대학교에서 입지를 쌓은 인물로 서울대 재경위원회 위원 및 서울대 산학협력단 이사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이사 및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이사를 맡고 있다.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KT측은 해당 메모는 사외이사 선임 이후 기록된 내용이라며 청와대의 인사 개입설을 전면 반박했다. CEO추천위를 두고 불거진 공정성 및 투명성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KT관계자는 “그룹 홍보팀 차원에서 할 말이 없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CEO추천위원회는 구성됐다”고 말했다.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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