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꺼져가는 특검연장 불씨..’삼성 방파제’ 안도하는 롯데·SK·CJ

 

“삼성 뇌물 입증돼야 다른 대기업 뇌물도 성립”
이재용 영장 재청구 다음주 초중반 결정 예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한 연장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특검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삼성 합병 특혜를 둘러싼 뇌물 혐의 입증에 올인하고 있는 기업수사팀은 롯데·SK·CJ 등 다른 대기업 수사에 거의 손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의 방파제 뒤에서 수사진행 상황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롯데·SK·CJ 등 뇌물 의혹 대기업들은 특검 기한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한연장 물건너가나…삼성 수사에 올인한 특검

특검 연장의 키를 쥔 황 대행은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수사 기간이 20여일 남아 지금은 (기한연장을) 검토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황 대행은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협조 요청도 일축한 바 있다. 박 대통령 측근인 황 대행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급부상하면서 특검 수사기한 연장을 거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야당들은 특검 기한연장을 골자로 한 특검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이에 반대하거나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통과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여소야대 구조상 직권상정 가능성이 있지만 황 대행이 또 다시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해서 통과시킨다 해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황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실질적으로 28일 안까지 입법이 완료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한연장 가능성이 낮은 만큼 특검은 새롭게 판을 벌리기보다 현재 수사중인 사안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특히 삼성 특혜 의혹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혐의 적용의 핵심인 만큼 모든 수사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실, 사무처장실, 기업집단과 등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실, 금융정책국, 자본시장국, 자산운용과, 공정시장과 등을 지난 3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담긴 일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60)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56),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54·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정재찬 공정위원장의 소환조사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에스원 등 삼성계열사 자금담당 임원들도 줄소환해 조사했다.

삼성 특혜 의혹 관련 막바지 수사에 매진중인 특검은 다음주 초중반께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롯데·SK·CJ 등 대기업 수사 진전없어…검찰 이관 유력

특검이 삼성 특혜 의혹 수사에 올인하면서 롯데·SK·CJ 등 다른 대기업 수사는 사실상 답보 상태다.

이 중 SK와 CJ는 ‘사면청탁’ 정황이 드러나 특검의 주요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롯데 역시 ‘면세점 사업권과 검찰 수사무마’ 등 기업현안 해결을 위해 두 재단에 거액을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K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설립을 주도한 두 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한 것이 최태원 회장(57)의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의 대가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두 재단에 대한 기금 출연과 최 회장의 특사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 등도 확보했다.

롯데는 면세점 인허가권을 놓고 신동빈 회장(62)과 박 대통령 사이의 거래가 있었고, 해당 민원을 해결받는 조건으로 재단에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롯데는 두 재단에 총 45억원을 출연했다.

지난해 5월에는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돈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70억원을 추가로 냈다가 서울중앙지검의 롯데 총수 일가 수사 착수 직전 돌려받았다. 롯데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파트너가 되는 대가로 신규 면세점특허권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CJ는 이재현 회장(57)이 지난해 광복절 특사 당시 기업인 중 유일하게 사면을 받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에게 청탁한 정황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의 업무수첩을 통해 드러났다. 손경식 회장은 박 대통령과 독대했을 때 이 회장의 사면을 청탁했고, 2015년 말 작성된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으로 ‘이재현 회장을 도울 일 생길 수 있음’이라는 메모가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재단에 13억원을 출연한 CJ는 현 정권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급부상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기소)이 주도한 ‘K컬처밸리’ 등 문화융성사업에 1조4000억원대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특검은 이를 ‘사면 대가성 투자’로 의심하고 있다.

이밖에 KT의 경우 지난해 2월 황창규 회장이 박 대통령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막아달라’는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KT가 최순실씨 소유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에 68억원 상당의 광고를 몰아준 것과 연결돼 의혹이 일었다.

안종범 전 수석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 대기업들의 추가혐의를 확인했지만, 시간이 촉박한 특검팀은 기한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기업 수사는 검찰에 이관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특검 관계자는 “대기업 수사는 현재 거의 못 하고 있다.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한연장이 안 되면 우리가 마무리를 못 할거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손을 대려면 제대로 대야지, 삼성의 (뇌물)논리가 통해야 다른 대기업 수사로 순식간에 넘어갈 수 있다”며 “삼성이 결론이 나야 다른 대기업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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